[전력산업 숨은 강자를 찾아서]<1>비츠로셀, 일차전지 글로벌 1위 오른다

전기·전력 업계 위기론은 매년 되풀이된다. 공급 과잉과 시장 침체로 기업간 경쟁은 심화되고 마땅한 성장동력은 없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도 남다른 기술력과 제품으로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은 도드라져 보일수 밖에 없다. 중전기기 등 전통 전력분야와 스마트그리드, 배터리 등 신산업에서 시장을 선도하는 강소기업과 미래 스타기업을 꿈꾸는 기업을 찾아 경쟁력을 들여다 본다.

비츠로셀 일차전지 제품군.
비츠로셀 일차전지 제품군.

일차전지는 이차전지와 달리 충전해 다시 사용할 수 없다. 일차전지가 전기차,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소위 `뜨는` 산업에서 이차전지에 주도권을 내준 이유다. 하지만,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없는 환경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미사일, 무전기 등 군수용품이나 통신장비, 오지·자원 개발 설비 등 충전 없이 장시간 전력을 써야하는 곳은 여전히 일차전지가 주로 쓰인다. 10년이 넘는 교체주기, -55℃~85℃ 극한 환경을 이기는 내구성 때문이다. 한 마디로 `대체불가`다. 그동안 조용했던 시장은 전력·수도·가스 계량기 디지털화(스마트 계량기)로 전기를 맞았다. 일차전지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시장 경쟁도 다시 뜨겁다.

비츠로셀은 글로벌 리튬 일차전지 시장에 뛰어들어 세계 톱티어 자리에 올랐다. 리튬염화티오닐(Li-SOCl2), 리튬망간(Li-MnO2) 타입이 80%를 차지한다. 올해 시장 규모는 Li-SOCl2이 6300억원, Li-MnO2이 1조2000억원 가량 형성할 전망이다. 비츠로셀 주력은 리튬염화티오닐전지다. 이 시장에서 비츠로셀은 점유율 2위 진입을 눈 앞에 뒀다. 프랑스 사프트가 매출 1300억원으로 1위다. 비츠로셀은 올해 예정 수주가 채워지면 창사 이래 첫 이 분야 매출 1000억원을 넘어 2위 이스라엘 타디란을 앞지른다.

비츠로셀은 테크라프가 전신이다. 지난 2002년 비츠로테크가 인수했다. 2006년 영업에 들어간 이래 10년 이상 우리 군에 일차전지를 독점 공급했다. 이 기간 단 한번도 영업 손실을 안냈다.

무전기 배터리에서 미사일, 포 등 정밀 타격용 무기까지 영역을 넓히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벽으로 보였던 해외 시장도 뚫었다. 일차전지는 특수 환경에 쓰이기 때문에 제품 신뢰성이 수주 여부를 결정한다. 결함이 재산·인명 피해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적이 쌓이자 외면했던 해외 고객사도 하나둘 모여들었다. 미국 `센서스`도 그 가운데 하나다. 수도·가스계량기 부문 세계 1위 제조사다. 긴 테스트 끝에 지난 2011년 첫 공급권을 따냈다. 빠른 납기와 가격 장점을 인정받았다. 지금은 센서스 수요 90% 이상을 책임진다. 미국내 스마트미터 보급이 늘면서 주문이 늘고 있다. 지난해 5월 2년간 300억원 규모 공급 계약도 체결했다.

비츠로셀은 이 시장에 승부를 걸었다. 지난 2013년 기준 총 매출 가운데 스마트미터용 일차전지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75%에 달하는 해외 매출도 대부분 여기서 나온다.

비츠로셀은 2019년까지(6월 회계 기준) 매출 2200억원, 영업이익 330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3년 안에 현재 매출을 두 배로 키워야하는 공격적 목표다. 세계 스마트미터 시장은 연평균 20% 이상 빠른 성장세를 보인다. 무선통신 장비에 사용되면서 응용 분야도 넓어졌다. 회사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미국, 인도와 더불어 스마트미터 교체 사업이 한창인 유럽 문을 올해 두드린다.

200℃에서 견디는 고온전지, 동전형태 CF전지와 박막전지 등 특수제품으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도 나선다. 이중전기층커패시터(EDLC) 등 연관 제품 생산에도 나선다.

진입 장벽이 높아 신규 사업자 진출이 쉽지 않고 부가가치가 높은 것은 긍정적이다. 지난해 비츠로셀 영업이익률은 13%를 넘어섰고 올해 15%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위협 요인도 있다. 사프트가 타디란을 인수하면서 총 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렸다. 규모 경제를 달성으로 가격 경쟁력을 제고했다. 내수 시장에 기대 빠른 성장을 보이는 중국 `이브` 추격도 만만치 않다. 이르면 2017년 사프트를 제치고 비츠로셀과 1위 자리를 놓고 다툼을 펼친다.

장승국 비츠로셀 대표는 “(개별기업기준) 2017년 점유율 1위에 오른다는 목표로 신제품 개발, 출시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며 “이종 사업에 대한 M&A를 포함한 다각적인 성장 방안을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비츠로셀 사업 현황 (자료:비츠로셀)>


비츠로셀 사업 현황 (자료:비츠로셀)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