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도적인 시청률로 수목극 정상 자리를 장기집권 했던 KBS2 ‘태양의 후예’가 지난주 종영했다. 절대적 강자가 없어진 현재 수목드라마 패권을 놓고 또 한 번의 뜨거운 경쟁이 펼쳐질 전망이다.
‘태양의 후예’ 후속작 ‘마스터-국수의 신’(이하 ‘국수의 신’)은 원래대로라면 지난 20일 오후 SBS 새 수목드라마 ‘딴따라’와 동시에 첫 방송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KBS는 ‘태양의 후예 스페셜’을 편성하며, ‘국수의 신’의 스타트를 한 차례 늦췄다.
이러한 결정이 ‘국수의 신’에게 묘수가 될지 악수가 될지는 아직 판단할 수 없다. KBS는 ‘국수의 신’을 왜 ‘딴따라’와 정면승부 시키지 않은 걸까.
KBS 홍보팀은 “드라마 종영 후 스페셜 방송 편성은 종종 있는 일”이라며 ‘태양의 후예’ 스페셜 방송 편성이 ‘국수의 신’과는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는 ‘태양의 후예’의 고정 시청자 층을 붙잡아놓으려는 전략으로 추측된다. 드라마는 끝났지만 여운이 채 가시지 않은 팬들의 아쉬움을 스페셜 방송으로 달래고, 동시간대 방송하는 ‘딴따라’와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에게 고정 시청자들을 뺏기지 않기 위해서다.
일단 이 전략의 효과는 컸다. ‘태양의 후예 스페셜’은 말 그대로 스페셜 방송이지만 지난 20일과 21일 방송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전국기준)이 각각 17.7%와 13.6%를 기록하며, 굳건한 파워를 과시했다.
반면 ‘딴따라’는 이틀 연속 6.2%와 6.6%에 머물렀고,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8.1%와 9.4%의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선전했지만 ‘태양의 후예 스페셜’을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경쟁 드라마로의 시청자 유출을 어느 정도 막기는 했지만 ‘국수의 신’이 ‘태양의 후예’의 고정 시청자를 그대로 흡수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그럼에도 ‘국수의 신’ 입장에서는 ‘태양의 후예 스페셜’이 해가 될 점은 없다는 의견이다.
‘국수의 신’ 관계자는 “방송 시작이 한 주 더 미뤄지면서 드라마 후반작업에 공을 더 들일 수 있게 됐다”며 “한 주 더 준비할 시간을 얻은 만큼 우리 작품을 완성도 높게 만드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인권 화백의 만화 ‘국수의 신’을 원작으로 한 이 드라마는 뒤틀린 욕망과 치명적인 사랑, 그 부딪침 속에서 시작되는 사람 냄새 가득한 인생기를 담은 드라마로, 배우 조재현, 천정명, 정유미, 이상엽, 공승연 등이 출연해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태양의 후예’ 스페셜 방송으로 한 템포 늦게 출발하는 ‘국수의 신’이 전작의 인기를 등에 업고 새로운 수목극 강자로 떠오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