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 박동훈 르노삼성자동차 사장, 최종식 쌍용자동차 사장 등 국산차 최고경영자(CEO)들이 중국 베이징모터쇼에 모인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떠오른 중국 공략법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특히 정의선 부회장은 중국 시장에 처음으로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데뷔시키고 최근 부진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정의선 부회장은 오는 25일 중국 베이징 국제전람센터에서 열리는 `2016 베이징모터쇼`에 참석한다. 올 들어 1월 `북미국제오토쇼`, 3월 `제네바모터쇼`에 이어 세 번째로 모터쇼에 참석하는 것. 정 부회장은 이번 베이징 모터쇼에서 제네시스 브랜드 론칭과 플래그십 세단 `EQ900`을 소개할 예정이다.
제네시스 브랜드 중국 진출은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글로벌 고급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전 세계 고급차 시장 중 가장 큰 시장은 미국으로 2014년 200만대를 돌파했다. 중국은 180만대 규모다. 고급차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오는 2020년 25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시장성이 매우 커지고 있다.

정 부회장은 최근 현대차 부진에 대한 해결책도 모색할 계획이다. 지난해 중국 현지 업체의 `저가 공세`에 현대차 중국 판매량이 7%가량 감소했다. 올 1분기에도 중국 완성차 시장은 전년 동기 대비 10%가량 성장했지만 현대차 판매량은 18.2% 감소했다.
현대차는 이번 모터쇼에 신형 베르나(국내명 엑센트)의 모태가 될 콘셉트카를 세계 최초로 선보인다. 베르나는 중국에서 월 3만대 이상 판매되는 볼륨 모델이다. 또 첫 친환경 전용 모델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도 중국 최초로 공개한다. 기아차는 이번 베이징모터쇼에 소형 하이브리드 SUV `니로`를 선보인다.

최종식 쌍용차 사장은 이번 모터쇼에 참석해 `티볼리 에어(중국명 XLV)`를 직접 선보인다. 지난해 `상하이모터쇼` 참석 이후 두 번째 중국 모터쇼다. 그는 이번 모터쇼에서 중국 현지 상황을 분석하고 새로운 수출 판로 개척과 현지 생산시설 건립 등에 대한 자료를 수집할 계획이다. 실제 쌍용차는 중국 현지 업체와 협력을 통한 조립공장 건립을 검토 중이다.
중국은 쌍용차에게 중요한 시장이다. 최대 수출국이었던 러시아가 `루블화 폭락` 등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자동차 시장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쌍용차는 지난해 중국 시장에 `티볼리`를 출시했지만, 현지 생산기반이 없어 관세 22.5%를 비롯해 50%에 달하는 각종 세금으로 인해 판매량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박동훈 르노삼성차 사장도 이번 베이징모터쇼에 참석한다. 르노삼성자동차는 이번 베이징모터쇼에 참가하지 않는다. 하지만 르노그룹이 참가하고 카를로스 곤 르노닛산얼라이언스 회장, 질 노말 르노그룹 아태지역 총괄 부회장 등 고위 임원들이 대거 참석한다. 박 사장은 모터쇼를 둘러본 후 질 노만 부회장이 주재하는 아태지역 법인장 전략 회의에도 참석한다. 이 자리에서 올해 판매전략과 신차종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베이징모터쇼는 올해로 14회를 맞았다. 지난 2012년 이후 `세계 5대 모터쇼`로 꼽히는 도쿄모터쇼를 넘어서면서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성장했다. 최근에는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 시장 상황을 살필 수 있다는 점에서 글로벌 완성차 업체 CEO 참석률이 높아지고 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