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5가 하이파이 모듈을 꺼내든 것은 지금껏 스마트폰이 좋은 음악을 재생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소비자가 소리를 직접 경험해 보면 우리에게 위기가 아니라 기회일 수 있습니다”
26일 서초구 아이리버하우스에서 만난 박일환 아이리버 대표는 `G5 하이파이 모듈` 출시에 위기를 느끼면서도 아이리버의 하이엔드 음향기기 브랜드 `아스텔앤컨`을 따라오기는 힘들 것이라며 자신감도 내비쳤다.
그는 “만약 뱅앤올룹슨과 합작한 G5가 본래 음원을 100% 전달할 수 있다면 우리뿐 아니라 보스, 매킨토시, 모두 망해야 한다”며 “스마트폰에서 음질을 강조하는 것은 지금까지 음질이 좋지 않다는 것이고 결국 소비자가 이를 인식하면서 더 좋은 음질을 낼 기기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이리버가 판매하고 있는 아스탤엔컨 포터블 모델 `AK380` `AK320` 가격은 각각 428만원, 198만원이다. 주력 오디오 제품 `AK500N`은 스피커와 오디오기기 모두 구매시 5000만원을 호가한다. 높은 가격 장벽으로 소비자들이 쉽게 접근하기 어렵다. 국내는 지금까지 하이엔드 음향기기를 만드는 기업도 없었고 시장도 형성되지 않았다. 박 대표가 경험을 강조한 이유다.
박 대표는 “이미 많은 해외 유명오디오 매거진과 기관에서 아이리버 제품에 상을 주었지만 국내 시장은 작은 편”이라며 “복합문화공간인 스트라디움에서 아스텔앤컨 제품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시장을 키우겠다”고 했다.
모바일 기기와 협력도 준비 중이다. 지금까지 스마트폰과 하이엔드급 음향기기가 결합하지 못한 이유는 대용량 음원을 담을 수 있는 기술과 스마트폰에서 다양한 음원을 해석하는 기술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최근 스마트폰이 대용량 고해상도 음원을 수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제 스마트폰이 음원을 해석하게 하는 기술적인 부분만 남았다.
박 대표는 “기술이 조금 더 개선되면 아스탤앤컨과 스마트폰이 결합할 여지가 생긴다”며 “현재는 개발이 진행 중이며 하반기쯤 한, 두개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특정 기업과 협업을 통해 기술을 발전시키는 것이 아니라 어떤 기기에도 적용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앞으로 MP3, 전자사전, 스피커 등 다양한 기기를 만들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SK텔레콤 플랫폼에 참여해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SKT는 최근 플랫폼 회사로 변신하는 전략을 잡았다”며 “아스텔앤컨이 스마트폰과 연동해 SKT 미디어 플랫폼 안에서 음악과 관련된 사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