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플라스틱과 독일 바스프(BASF)가 손잡고 경북 김천 지역에 세계 최대 폴리옥시메틸렌(POM) 생산기지를 착공했다. POM은 금속을 대체할 정도로 강한 플라스틱으로, 자동차 경량화 핵심 소재로 각광받고 있다. 코오롱은 이번 공장 설립으로 자동차 소재 사업 역량을 강화했다. 약 115억원에 이르는 기술료도 챙겼다.
코오롱바스프이노폼(대표 장희구·임재영)은 27일 김천시에서 신규 POM 공장 착공식을 개최했다. 회사는 지난해 코오롱플라스틱과 바스프가 50대 50 지분으로 설립한 합작사다. 새 공장은 연산 7만톤 규모로 2018년 하반기부터 가동된다. 두 회사가 약 2500억원을 투자한다.
코오롱플라스틱은 기존에도 연산 7만톤 규모 POM 공장을 운영했다. 공장은 설비를 증설, 8만톤 규모로 확장한다. 두 공장을 합하면 코오롱플라스틱은 연산 15만톤 POM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단일 생산기지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새 공장 완공 목표는 2018년 8월 31일이다.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은 생산된 모든 제품을 판매하는 `완전 판매` 체계를 갖춘다. 두 주주사가 제품을 모두 사들여 각자 브랜드로 가공(컴파운딩)해 판매한다. 합작사 물량 절반씩 판매를 보장했다. 코오롱플라스틱은 `코세탈`, 바스프는 `울트라폼` 브랜드로 각각 판매한다.
장희구 코오롱플라스틱 대표는 “경쟁 관계에 있는 두 회사가 `최고의 생산성과 품질`이라는 공동 목표를 위해 POM 분야 세계 최고 공장을 만들겠다”면서 “코오롱플라스틱이 축적한 생산공정 기술, 바스프의 고기능 제품 생산 노하우를 더해 세계 최고 공장을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POM은 세계 생산 물량 42%가 자동차 소재로 활용될 만큼 자동차 산업 수요가 크다. 연료펌프, 도어잠금장치, 안전벨트 등에 적용된다. 연비 규제, 환경 규제가 강화되는 추세여서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POM은 금속을 대체할 수 있는 `엔지니어링플라스틱(EP)` 가운데 가장 금속에 가까운 성질을 지녔다. 날씨·기후 변화 저항도가 높고 내마모성이 강하다. 자동차 기어류와 와이퍼, 커피포트에도 사용된다.
코오롱플라스틱은 합작사에 생산 기술을 제공하고 기술료를 받는다. 1998년 POM 상업 생산 이후 20년 만에 글로벌 화학회사와 어깨를 나란히 한 셈이다. 코오롱이 받는 기술료는 1000만달러(약 115억원)다.
코오롱의 제조 기술 강점은 공정을 간소화한 것이다. 투자비, 운영비, 에너지 비용을 낮출 수 있다. POM을 최종 합성하는 중합·안정화 공정은 경쟁사 절반 수준 설비로 운용이 가능하다. 고온에서 급속 안정화하는 공정 특성상 수율과 품질 관리가 까다롭다. POM 제조 기술은 미국 셀라니스, 독일 바스프, 미국 듀폰, 일본 미쓰비시 등 소수 기업만 보유했다.
김종문 코오롱플라스틱 생산본부장(전무)은 “코오롱플라스틱이 운영하고 있는 POM 생산 프로세스는 세계적으로 가장 효율적이라고 자부한다”면서 “이번 계약으로 기술 우수성을 입증했다”고 말했다.
김천=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