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이 이차전지 핵심 소재인 분리막(LiBS)의 생산 능력을 50% 확대한다. 연산 기준 1억2000만㎡를 늘린다. 2020년까지 일본 아사히카세히를 누르고 글로벌 이차전지 분리막 1위를 차지하겠다는 목표다. 본지 4월 8일자 22면 참조
SK이노베이션은 충북 증평군 LiBS 생산 공장에 라인 2기(10·11호기)를 추가 증설한다고 28일 밝혔다. 다음 달에 착공, 2018년 상반기 완공 계획이다. 증설이 끝나면 연 생산 능력은 3억3000만㎡로 늘어난다. 순수 전기차 100만여대 분의 배터리에 들어갈 양이다.
아사히카세히와 격차 좁히기가 핵심이다. LiBS는 제조 방식에 따라 건식과 습식으로 나뉜다. 습식 분리막은 제조비용이 다소 높지만 품질, 강도가 우수하다. 현재 세계 분리막 시장 70%가 습식이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습식 기준 글로벌 점유율 26%로 2위다. 1위 아사히카세히와는 5%포인트 안팎의 차이다. 투자를 지속, 2020년 습식 시장에서 1위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해 아사히카세히가 3위 셀가드(건식)를 인수하면서 전체 습·건식 전체 시장에선 점유율이 20%포인트 이상 뒤진다. 이번 증설로 글로벌 수요 약 20% 이상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돼 아사히카세히와의 격차를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분리막 수요는 빠르게 늘고 있다. 시장분석업체 B3는 LiBS 시장이 2020년까지 연평균 약 17% 고속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정보기술(IT)기기용 수요는 연간 9%, 전기차용 중대형 전지 LIBS 수요는 연간 29%까지 급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금액 환산 세계 시장 규모는 2010년 7000억원에서 2020년 3조원 규모로 수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전기자동차와 스마트폰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분리막 수요도 급증하고 있어 증설을 결정했다”면서 “증설이 완료되면 세계 시장 2위 자리를 지키고 2020년 1위 달성 목표에도 다가서게 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2004년 국내 최초, 세계 세 번째로 분리막 개발에 성공했다. 2005년 1월 충북 청주공장 1호 라인에서 첫 상업 생산을 시작했다. 2년 만에 흑자 전환, 지난해까지 이 추세를 이어갔다. 누적 매출은 1조원을 넘어섰다. 세계 노트북과 핸드폰 5대 가운데 1대에 SK이노베이션 분리막이 들어간 리튬이온이차전지가 쓰인다.
김홍대 SK이노베이션 B&I사업 대표는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 쉼 없이 기술력과 품질 수준 등 경쟁력을 끌어올려서 세계 최고, 최대의 리튬이온이차전지 분리막 사업자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
◆분리막=전기차와 스마트폰 배터리 등에 들어가는 분리막은 수 마이크로미터(100만분의 1m)의 얇은 고분자 필름이다. 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위치해 폭발, 발화와 같은 이상 작동을 막는 등 전지의 안전성과 성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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