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인터뷰-바이브①] ‘리피트’, 편해지고 가벼워지다

출처: 더바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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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듀오 바이브가 한결 가벼워진 음악으로 돌아왔다. 수많은 명곡들을 탄생시킨 히트곡 제조기 류재현과 신들린 듯한 가창력으로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리는 윤민수. 이들이 2년2개월 만에 다시 한 번 감성 저격에 나섰다.

최근 일곱 번째 정규앨범 ‘리피트(Repeat)’로 컴백한 바이브는 도돌이표를 뜻하는 앨범 이름처럼 초창기 초심으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이번 음반에 담았다고 전했다.

“나이가 들면서 점점 성장하는 모습만 보여주려고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앨범을 작업할 때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곡들을 만들려고 했죠. 예전 저희 노래를 좋아해주셨던 분들이 좋아할만한 느낌을 신곡들에 많이 넣었어요.” (윤민수)

“이번 앨범은 예전 초심으로 돌아가자는 느낌으로 작업했어요. 점점 가수로서의 경력이 쌓이고 노래를 만들 때 머리를 점점 머리를 쓰다보니까 곡 자체의 감성이 묻히는 것 같더라고요. 언제 우리가 머리를 안 쓰고 편하게 음악을 만들었는지 되돌아보니 처음 1,2집 앨범 활동할 때였어요. 그때 나이가 20대였는데 그 당시의 감성으로 돌아가려면 저희가 노래를 부르는 것보다 요즘 젊은 친구들이 표현해주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류재현)

지난 2002년 데뷔 당시 20대였던 바이브 멤버들의 나이는 어느덧 30대 후반이 됐다. 초창기 바이브의 젊었던 감성을 되살리고자 이들은 가수 거미, 그룹 엑소 첸, 씨엔블루 정용화 등을 피처링에 참여시켰다.

“저희가 표현하지 못하는 것들을 어린 가수들이 잘 드러내줄 거라고 생각했어요. 특히 첸 씨가 부른 ‘썸타’의 경우 원래 윤민수 씨가 같이 부르게 하려고 했어요. 그런데 썸 타는 남녀의 설렘을 표현한 곡인데 남자끼리 부르기에는 이질감이 들어 결국 첸 씨 혼자서 부르게 됐죠.” (류재현)

“첸 씨뿐만 아니라 거미, 정용화 씨를 피처링에 참여시킨 것도 이유가 있어요. 타이틀곡 ‘1년 365일’은 제 목소리와 거미 씨의 목소리가 보컬적으로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함께 부르게 됐고, ‘열정페이’라는 곡은 요즘 젊은 세대 친구들이 자주 겪는 일을 다룬 내용이기 때문에 젊은 친구가 불러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정용화 씨에게 부탁을 했는데 흔쾌히 좋다고 해줬습니다.” (윤민수)

출처: 더바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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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의 이번 앨범 ‘리피트’의 타이틀곡은 거미와 함께 부른 ‘1년 365일’과 류재현 특유의 감성이 묻어난 ‘비와’ 두 곡이다. 특별히 더블 타이틀곡으로 활동하는 이유가 있을까.

“원래 타이틀곡은 ‘비와’로 정해져 있었는데 저는 조금 더 대중적인 노래로 활동하고 싶었어요. 물론 ‘비와’도 좋은 곡이지만 예전 우리만의 따뜻하고 슬픈 성향이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류재현 씨 또한 대중들이 좋아할 만한 노래를 떠올려봤을 때 조금 더 내려놔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1년 365일’을 만들게 됐죠.” (윤민수)

이번 앨범에는 실력파 가수들뿐만 아니라 특이하게 개그우먼 김숙과 작업한 곡 ‘별다방’도 수록돼있다. 카페에서 일하는 아르바이트생을 보고 반한 남자의 이야기를 유쾌하게 풀어낸 노래로, 바이브가 무겁고 슬픈 음악만 하지 않는다는 걸 증명하는 곡이다.

“김숙 씨가 출연하는 방송을 재밌게 보기도 하고 친해요. 얼마 전에는 라미란 씨와 다비쳐라는 듀엣을 결성한 것도 봤어요. ‘별다방’을 노래 잘하는 분들이 불렀어도 좋았겠지만 그랬다면 재미가 없었을 것 같았죠. 김숙 씨가 이 곡 분위기를 더 잘 살려줬어요.” (윤민수)

전체적으로 앨범 수록곡들에 피처링 곡들이 많이 있는 편이지만 정작 같은 소속사 가수들이 참여한 노래는 팝가수 알 켈리(R.Kelly)와도 같이 부른 ‘아이 보우(I Vow)’밖에 없다. 그룹 포맨 보컬 신용재와 가수 임세준만이 바이브의 이번 앨범에 함께 참여했을 뿐이다.

“물론 우리 회사 식구들끼리 함께 하는 것도 좋지만 계속 그렇게만 작업한다면 남들이 바라봤을 때 폐쇄적이고 갇혀 있다는 느낌이 들 수도 있을 거라는 생각을 했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더 다양성을 가지고 다른 가수들과 접촉해보자는 의견이었죠.” (류재현)

“잘 어울리는 곡이 있었다면 우리 소속사 가수들에게 피처링을 시켰겠지만 그런 노래들이 없었어요. ‘1년 365일’과 벤 씨의 목소리는 전혀 어울리지 않거든요. 부르라고 하면 물론 잘 부르겠지만 어울리지 않는 노래를 굳이 우리 회사 식구이기 때문에 시킬 이유는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윤민수)

출처: 더바이브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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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브는 오는 6월 25일과 26일 양일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단독콘서트 ‘리피트’를 개최한다. 방송활동 보다 공연이 좋다는 이들은 이 콘서트를 기점으로 팬들과 직접 만날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고 전했다.

“오는 6월에 열리는 콘서트를 기점으로 해서 공연 쪽 활동을 많이 할 예정이에요. 기회가 된다면 소극장 공연도 했으면 좋겠고 팬들과 함께 호흡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류재현)

“확실히 공연이 방송보다 재밌어요. 편안하게 노래도 부를 수 있고 관객들과 직접 피부가 맞닿은 채로 노래할 수 있어 좋은 것 같아요. 앞으로 해외 교포를 위한 공연이든 군부대에서의 공연이든 자주 하고 싶습니다. 많이 보러와 주세요.” (윤민수)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