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기술혁신개발사업 우수 사례]<2>루트로닉

루트로닉 연구원이 의료용 레이저기기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루트로닉 연구원이 의료용 레이저기기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루트로닉(대표 황해령)은 대표 글로벌 강소기업이다.

의료용 레이저기기 전문 기업인 루트로닉은 미주, 유럽 등 세계 6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의료용 레이저기기 기술력이 가장 우수하고 시장이 발달돼 있는 미국에서조차 이 회사 제품을 사 갈 정도다.

매출 성장세도 가파르다. 2012년 440억원에서 2013년 510억원, 2014년 630억원, 2015년 710억원으로 4년여 만에 61% 급성장했다.

전체 매출액 70%를 수출로 벌어들인다. 기술력을 인정받으며 회사 이름을 세계에 알리고 있다.

“1997년은 국내에서 의료용 레이저기기 시장이 막 열리기 시작한 해입니다. 피부치료용 레이저기기가 인기를 끌었는데 문제는 가격이었습니다. 외산 장비 한 대당 2억~3억원대로 고가에 거래됐습니다. 국산화를 시도해 보고 싶었죠.”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
황해령 루트로닉 대표

황해령 사장은 “당장이라도 직접 제품을 만들고 싶었지만 차근차근 공부하는 게 먼저라고 생각했다”고 회상했다.

시장 수요를 파악하고 공부를 거듭하면서 내린 결론은 당시 우리나라 정보기술(IT)이 상당한 수준에 올라섰다는 것이었다. 자체 기술력으로 충분히 의료기기를 만들 수 있다고 판단했다.

초기에는 미국 경쟁사 제품을 벤치마킹했다. 동시에 의료인이 필요로 하는 기술 수요를 찾는데 주안점을 뒀다. 미국 제품과 경쟁해 우위를 갖는 제품을 만들어야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봤다.

루트로닉은 20년 가까이 의료용 레이저기기 한 분야만 고집했다. 사업군은 크게 피부 치료 분야와 신경외과, 안과 등으로 나뉜다. 현재 가장 많은 매출을 차지하고 있는 분야는 단연 피부용 치료 레이저 의료기기다. 색소 치료가 1차 목적이다.

총 15개 제품 라인을 갖췄다. 피부 재생, 색소 질환 치료, 제모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이러한 제품을 활용한 치료는 최근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각광받고 있다.

루트로닉은 중소기업청·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의 `기술혁신개발사업`을 수행하면서 기술력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었다.

고주파(IR) 멀티파장, 펄스 폭 가변이 가능한 의료용 고출력 레이저기기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제품은 피부과, 성형외과 등에서 다목적 치료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멀티파장이 동시 발진될 수 있는 레이저 공진기와 펄스폭을 가변시킨 고출력 전원 공급장치도 기술혁신개발지원사업을 통해 탄생한 제품군이다.

이후 루트로닉은 피부 표면의 열적 손상을 방지하기 위한 피부 냉각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멀티파장 레이저 조사시 피부 열 분포를 확인할 수 있는 안전한 파라미터를 정립했다.

루트로닉 직원이 의료용 레이저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루트로닉 직원이 의료용 레이저기기를 생산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개발로 루트로닉은 2012년 새로운 제품인 `클라리티(CLARITY)` 론칭에 성공했다.

클라리티는 레이저 전문가를 위한 듀얼 파장 의료기기다. 사용자 시술 효율성을 높인 의료기기다.

황 사장은 “제품 론칭에 성공하면서 기업 매출 성장에도 큰 도움을 받았다”며 “이러한 성과를 이룰 수 있게된 데는 중기청 지원이 큰 발판이 됐다”고 말했다.

연구개발이 큰 화두인 벤처기업에 정부 지원은 기업 리스크를 줄이고 좀 더 안정적으로 투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줬다. 기초기술 연구를 지속할 수 있는 디딤돌이 된 셈이다.

루트로닉은 지금도 매년 매출의 20%를 R&D에 투자할 정도로 기술 혁신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제품 우수성이 알려지고 수출이 늘면서 보수적인 국내 피부 레이저 의료기기 시장도 문을 열었다.

현재 국내 피부과 의료진 중 70% 이상이 이 회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루트로닉은 향후 안과 치료 레이저기기 분야로 제품군을 확대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계획이다.

이미 황반변성으로 글자를 읽지 못하는 사람을 위해 세계 최초로 부분 실명이 없는 치료 기술을 개발한 상태다.

조만간 임상 결과가 나오면 본격적으로 시장 공략에 나설 예정이다.

황 사장은 “좋은 기술을 개발해 인류 삶이 질적으로 상승할 수 있도록 돕고 싶다”며 “트렌드를 선도할 수 있는 새로운 의료기기를 개발해 지속적으로 선두 업체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전=신선미기자 smsh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