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리뷰] 방탄소년단, 청춘의 기로에서 부르는 ‘청춘찬가’

그룹 방탄소년단이 데뷔 이래 처음으로 올림픽 체조경기장에 입성했다. 데뷔 4년차를 맞은 방탄소년단은 불안하고 두려운 순간을 지나 마주한 가장 아릅답고 행복한 지금 이 순간을 만끼했다.

7일 오후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방탄소년단의 단독 콘서트 녠방탄소년단 라이브-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 에필로그(2016 BTS LIVE )’가 개최됐다.



방탄소년단은 단독 콘서트에 앞서 지난 2일 ‘화양연화 영 포에버(Young Forever)’를 발매했다. 청춘 2부작에 이어 스페셜 앨범으로 1년 동안 이어온 ‘화양연화’시리즈를 마무리 지은 방탄소년단은 위태로운 현실에서 방황하는 청춘에 이어 현실을 질주하며 꿈을 찾아가는 청춘찬가를 노래했다.

출처: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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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년차 방탄소년단, 청춘을 노래하다

방탄소년단은 이날 ‘런(RUN)’으로 시작해 ‘댄저(Danger)’ ‘고엽’ ‘버터플라이(Butterfly)’ ‘상남자’ ‘힙합성애자’ ‘킬러(Killer)’ ‘흥탄소년단’ ‘진격의 방탄’ 등 총 30여곡을 선곡하며 180분 동안 ‘화양연화’ 시리즈를 총망라하는 무대를 펼쳤다.

특히 방탄소년단은 풀 밴드 연주에 맞춰 올 라이브로 무대를 이어갔다. 생동감 넘치는 연주와 멤버들의 라이브는 방탄소년단의 가창력을 뽐내기 충분했지만, 퍼포먼스 위주의 무대가 이어질수록 성량 부족과 랩 전달력이 떨어지는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또한 ‘쩔어’무대에서는 곡 멤버들의 마이크 소리가 들리지 않는 음향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 방탄소년단은 후반부로 접어들수록 무대에 적응해가며 완성도를 높여갔다. 멤버들은 스탠딩 석을 가로지르는 십자 모양의 돌출 무대를 질주하며, 메인 무대와 멀리 떨어져있는 2,3층에 있는 팬들과도 끊임없이 호흡하며 남다른 팬 사랑을 과시했다.

방탄소년단 하면 퍼포먼스 또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화양연화' 시리즈를 통해 서정적인 분위기의 안무로 변신을 꾀한 방탄소년단은 이날 무대에서 변화무쌍한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가히 ’방탄소년단답다‘는 말을 절로 내뱉게 했다.

출처: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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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비(Butterfly)’처럼 날아올라 불태워버린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은 이날 공연에서 새로운 안무의 ‘버터플라이’와 ‘고엽’ 무대를 첫 공개했다. 특히 ‘버터플라이’는 서정적이면서도 가사 맞춤형 안무로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 마리 나비처럼 날아 오른 방탄소년단은 신곡 ‘세이브 미(Save Me)'와 ’불타오르네‘에서 정점을 찍었다.

앨범 발매 이후 콘서트를 통해 신곡 무대를 최초로 공개한 방탄소년단은 역대급 고난이도의 퍼포먼스를 펼쳤다. ‘세이브 미’는 멤버들이 파트에 맞춰 한 명씩 무대에 등장하며 시작됐고, 이어진 날렵한 칼 군무와 곡 분위기에 걸맞은 퍼포먼스는 한시도 무대에서 눈을 뗄 수 없게 했다.

대망의 ‘불타오르네’ 무대가 시작되자, 1만 2000여 명의 관객들은 보다 뜨거운 환호로 멤버들을 맞았다. 곡 제목에 맞춰 공연장 가득 불기둥이 솟아오르자 공연장 내 열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멤버들조차 말이 안 되는 안무였다던 ‘불타오르네’퍼포먼스는 그야말로 방탄소년단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기 충분했다.

출처:빅히트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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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체조경기장 첫 입성, ‘화양연화’에 놓인 방탄소년단

방탄소년단은 데뷔 4년 만에 국내 최대 공연장으로 꼽히는 올림픽 체조경기장 무대에 섰다. 데뷔 이후 악스홀(2000여 석), 올림픽홀(4000여 석), 핸드볼경기장(4500여 석)에 이어 양일 2만 5천석의 규모의 단독 공연을 단숨에 매진시키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다.

멤버들은 공연 시작과 동시에 체조경기장 입성을 자축했다. 더 큰 공연장에서 공연하겠다던 약속을 1년 만에 지키게 된 방탄소년단은 공연장을 가득 채운 관객을 보고 한동안 감격에 차 말을 잇지 못했다. 슈가는 “체조경기장 전석을 매진시켰다. 너무 영광이다. 데뷔 전부터 멤버들이랑 이야기 했었는데, 그 소원을 이루게 됐다”며 팬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랩몬스터는 공연에 앞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겨우 올라와서 이룬 것을 한 순간에 잃어버리지 않을까 두려웠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이 더 중요하다. 옛날에는 불안감도 있었지만 체조경기장에 입성하며 지금을 즐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털어놓은 바 있다.

목표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간 방탄소년단은 꿈꿔왔던 순간을 현실에서 마주하게 됐다. 청춘의 기로에 놓인 방탄소년단은 ’화양연화 온 스테이지 : 에필로그‘를 통해 청춘 시리즈의 마침표를 찍었다. 하지만 이들의 ‘화양연화’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여전히 불안하고, 두렵다던 방탄소년단이 새로이 품은 꿈과 함께 걸어 나갈 행보에 작은 위로와 응원을 보탠다.

한편 방탄소년단은 오는 8일 서울 공연을 끝으로 6월부터 아시아 10개국에서 13회 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윤효진 기자 yunh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