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방송 View] ‘또 오해영’, 로맨스 코미디 드라마 한 획 그을 준비 완료

사진=김현우 기자
사진=김현우 기자

지난 2일 첫 방송한 케이블채널 tvN 월화드라마 '또 오해영'이 첫 회 2.1%의 시청률에서 3.0%로 시청률이 뛰어 오르며 로맨스코미디(이하 ‘로코’) 드라마의 한 획을 그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또 오해영’은 같은 이름을 가졌지만 전혀 다른 외모와 스펙을 가진 두 오해영(서현진 분, 전혜빈 분)과 미래를 보는 남자 박도경(에릭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세 사람은 미필적 고의로 서로의 인생에 얽혀가며 동명 오해 로맨스를 펼치게 될 예정이다.



1~2회 방송에서는 오해영(서현진 분)과 박도경의 아픈 과거사가 그려졌다. 결혼 전 사귀던 연인에게 파혼 당하고 방황하는 외식사업본부 상품기획팀 대리 오해영과 결혼식 당일 예비신부 오해영(전혜빈 분)이 나타나지 않아 파혼 당한 영화 음향 감독 박도경은 시작부터 같은 아픔을 가진 캐릭터의 이야기로 극을 이끌어나갔다. 결혼까지 약속했던 사랑했던 연인을 잊고 살다가 도경은 자신의 첫 사랑 오해영과 이름이 같은 또 다른 오해영(서현진 분)에게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같은 상처를 품고 있는 해영에게 동질감을 느꼈고 이 대목에서 앞으로 두 사람이 로맨스를 펼칠 것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이렇게 보면 별 다를 것 없는 평범한 ‘로코’ 드라마인 것 같지만 ‘또 오해영’이 방송 2회 분만으로 입소문을 탄 이유에는 주인공들이 제 몫을 톡톡히 해냈기 때문이다.

다양한 드라마에서 내공을 쌓아온 가수 출신 남녀 주인공 에릭, 서현진, 전혜빈이 각자의 제역할을 제대로 소화하고 있다.

특히 로맨스 코미디에서 제일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인 여주인공 서현진은 지난 2015년 방송한 tvN ‘식샤를 합시다2’를 통해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신들의 만찬’, ‘제왕의 딸, 수백향’ 등에서 청순하고 강단 있으면서도 착하기만 한 여 주인공 역을 주로 맡았다면 ‘식샤2’를 통해 백돼지라 불리던 히키코모리에서 극강의 다이어트를 위한 삶을 사는 코믹하지만 사랑스러운 여주인공 백수지 역을 완벽하게 소화하며 기존 이미지 탈피를 시도했다.

이후 후속작인 ‘또 오해영’에서도 역시 ‘식샤2’와 비슷하지만 더 심각하게 망가지는 역을 맡아 소화하고 있다. 특히 예쁘지만 예쁜 척 하지 않는, 꾸밈없이, 거부감 없이 과하지 않게 망가지는 연기가 시청자들에게 큰 호평을 받고 있다.

로맨스 코미디의 여주인공들은 청순, 가련 형과는 거리가 멀다. 최근 큰 인기를 끌었던 ‘그녀는 예뻤다’의 황정음 또한 청순, 가련 형과 전혀 다른 못난이 분장을 하고 큰 인기를 끌었다. KBS2 ‘오 마이 비너스’에서 신민아 역시 100kg가 넘는 분장을 하고 서서히 아름다워지는 변신을 시도 하긴 했지만 다소 어설프게 꾸몄다는 지적이 나오며 드라마 몰입에 반감을 준 바 있다.

‘또 오해영’도 역시 전혜빈과 서현진의 학창시절부터 현재까지 외모 대결 구도가 펼쳐지긴 하지만 망가진 파마머리나 어설픈 분장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또 주목할 만 한 점은 식상할 수도 있는 로맨스 코미디 물에 판타지, 스릴러를 연상하게 만드는 요소를 가미시켰다는 점이다. 미래를 보는 남자 도경 역의 에릭은 이미 ‘불새’, ‘연애의 발견’, ‘스파이 명월’ 등에서 탄탄한 연기 내공을 쌓아왔다. 이번에도 역시 에릭은 기존에 맡았던 젠틀함과 코믹함을 갖춘 역을 맡았지만 미래를 볼 수 있는 기묘한 현상 속에서 아픈 사연을 가진 ‘츤데레’ 남자 주인공을 맡았다.

과거 SBS에서 방송됐던 '너의 목소리가 들려'와 '별에서 온 그대' 등 특별한 능력을 지닌 판타지적 요소가 가미된 것과 비슷하다.

하지만 에릭은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를 통해 미래를 보긴 하지만 그 능력에 반전이 숨어있다고 예고한 바 있다. 이렇듯 로코와 스릴러 사이를 넘나들지만 과장되거나 현실성을 벗어나지 않는다.

특히 ‘또 오해영’이라는 제목과 일맥상통하는 동명이인 설정은 실제로 현실에서 누구나 겪어봤을 법한 소재지만 드라마에서 주 소재로 사용되지 않았던 점 역시 시청자들에게 식상하게 다가가지 않는다.

물론 아직 드라마 초반이다. 간혹 중반부를 넘어 산으로 가는 드라마가 적지 않았다는 점에서 ‘또 오해영’ 역시 좀더 지켜봐야 한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연기력과 평범하지 않는 스토리들은 분명 ‘흥행’과 맞닿는 지점에 빨리 안착할 수 있는 요소들임은 분명하다.

백융희 기자 (yhbae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