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대를 풍미했던 가수와 노래를 소환하며, 많은 이들의 추억을 자극하고 있는 JTBC 예능프로그램 ‘투유 프로젝트-슈가맨’(이하 ‘슈가맨’). 한동안 보기 힘들었던 가수들의 요즘 모습과 잠시 잊고 살았던 추억의 노래들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반가움을 느끼게 한다.
지난 3일 방송한 ‘슈가맨’은 배우 특집 2탄으로 꾸며져 ‘사랑하지 않을 거야’를 부른 나현희와 ‘사랑하고 있다는 걸’의 주인공 손지창이 슈가맨으로 출연했다. 브라운관에서 오랫동안 볼 수 없었던 두 사람이었기에 시청자들의 반가움은 더 클 수밖에 없었다.
배우 특집처럼 ‘슈가맨’ 제작진은 공통분모가 있는 슈가맨과 슈가송 특집을 자주 진행해왔다. 아직 출연하지 않은 가수들을 떠올렸을 때 ‘슈가맨’에서 한 번쯤 보고 싶은 특집은 무엇이 있을까.
◇ 혼성그룹 특집
최근에는 좀처럼 보기 힘들지만 혼성그룹은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자주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아직까지 슈가맨으로 출연한 혼성그룹은 철이와 미애 밖에 없었다.
슈가맨으로 자주 언급됐던 혼성그룹으로는 90년대 후반 인기리에 활동했던 UP가 있다. 이들은 ‘뿌요뿌요’, ‘바다’ 등의 히트곡을 남겼지만 지난 1999년 베스트 앨범을 발매한 후 해체했다. 3집부터 합류한 배우 이켠을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2000년대 이후로는 전혀 공식 활동이 없는 상태다.
이지혜, 서지영, 장석현, 크리스로 구성된 샵(s#arp)도 누리꾼들이 보고 싶어 하는 혼성그룹으로 꼽히고 있다. 지난 1998년 데뷔한 이들은 ‘가까이’, ‘스위티(Sweety)’, ‘내 입술 따뜻한 커피처럼’ 등 다수의 노래들이 사랑받았지만 4명의 완전체 멤버가 한 무대에 선 적은 지난 2002년 이후 없었다.
이 밖에도 ‘칵테일 사랑’을 부른 마로니에, ‘버스 안에서’의 자자, ‘난 멈추지 않는다’의 잼 등이 ‘슈가맨’에서 보고 싶은 혼성그룹으로 거론된다.
◇ ‘불멸의 슈가맨’ 특집 2탄
슈가맨으로 출연했으면 좋겠지만 세상을 떠나 더 이상 만날 수 없는 추억의 가수들도 있다.
‘슈가맨’은 한 차례 ‘처음 그 날처럼’을 부른 故 박용하와 ‘내 눈물 모아’를 부른 故 서지원을 슈가맨으로 선정해 ‘불멸의 슈가맨’ 특집을 진행한 바 있었다. 당시 이 특집은 시청자들에게 많은 감동을 안겨주며, 호평을 받았고 또 한 번의 특집이 마련됐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제시된 바 있다.
‘불멸의 슈가맨’ 특집 2탄이 진행된다면 가장 유력한 슈가맨 후보는 故 최진영이다. 누나인 故 최진실과 함께 배우로 활약했던 그는 지난 1999년 스카이(SKY)라는 이름으로 솔로 앨범을 발매했다. 타이틀곡 ‘영원’은 배우 장동건, 차인표, 정준호 등이 출연해 영화 못지않은 뮤직비디오가 눈길을 끌기도 했다.
지난 2001년 14세의 나이로 가요계에 데뷔해 함께 소녀 가수 열풍을 이끌었던 ‘햇살 좋은 날’을 부른 죠앤과 ‘웃기네’를 부른 하늘도 슈가맨 후보로 거론된다. 88년생 동갑내기인 두 사람은 당시 라이벌 구도도 형성했을 만큼 많은 인기를 얻었다.
두 사람은 20대의 젊은 나이에 각각 교통사고와 뇌종양으로 숨져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가수는 세상을 떠났지만 이들의 노래는 여전히 대중들의 기억에 남아있어 슈가맨으로 소환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이들 외에도 ‘빙고’, ‘비행기’ 등의 신나는 곡들로 사랑을 받았던 故 터틀맨(본명 임성훈)이 속한 그룹 거북이, ‘시작하는 연인들을 위해’를 부른 故 이원진, ‘한번만 더’ 故 박성신 등이 ‘불멸의 슈가맨’ 특집 2탄에서 만나고 싶은 슈가맨으로 꼽힌다.
◇ 만화영화 주제가 특집
대중들에게 추억의 슈가송은 가요뿐만 아니다. 어린 시절 즐겨 보던 만화영화의 주제가 또한 슈가송 자격이 충분하다.
이 특집의 섭외 1순위는 단연 가수 김국환이다. ‘타타타’, ‘우리도 접시를 깨뜨리자’, ‘아바와 함께 뚜비뚜바’ 등의 히트곡을 보유한 그는 다수의 인기 만화영화 주제가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축구왕 슛돌이’, ‘은하철도 999’, ‘메칸더V’ 등 어른이라면 누구나 알만한 추억의 만화영화 주제가들은 모두 김국환의 목소리다.
‘젊은 그대’, ‘나도야 간다’ 등의 곡들을 탄생시킨 가수 김수철은 ‘날아라 슈퍼보드’ 주제가를 불렀다. ‘치키치키차카차카초코초코촉’으로 시작하는 이 노래의 목소리 주인공은 바로 김수철이다.
이 밖에도 ‘슬램덩크’ 주제가를 부른 박상민, ‘피구왕 통키’ 주제가를 리메이크했던 서연, 일본 애니메이션 ‘쾌걸 근육맨 2세’ 주제가 ‘질풍가도’를 부른 가수 유정석이 ‘슈가맨’ 만화영화 주제가 특집에 출연할만한 후보다.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