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 인터뷰-김지성①] ‘프로듀스 101’이 남긴 ‘추억ㆍ아쉬움ㆍ희망’

출처: 이승훈 기자
출처: 이승훈 기자

김지성은 지난달 종영한 케이블방송 Mnet 걸그룹 서바이벌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에 출연했던 연습생 101명 가운데 한 명이다. 일찍 탈락한 탓에 자신의 이름을 대중들에 확실히 각인시키지는 못했지만 빼어난 미모와 퍼포먼스 실력으로 많은 팬들을 확보했다.

김지성은 특히 배우 한가인과 한혜진, 그룹 AOA 멤버 설현을 닮은 외모로 누리꾼들의 시선을 모았다. ‘프로듀스 101’ 연습생들이 직접 뽑는 비주얼 멤버 순위에서는 당당히 5위에 오르기도 했다.



“고등학생 때 한가인 선배님, 최근에는 한혜진 선배님과 설현 닮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어요. ‘프로듀스 101’ 프로필 영상을 촬영할 때 작가 분들이 이렇게 해야 메리트가 있다며 ‘오른쪽은 한가인, 왼쪽은 한혜진’이라 말하라고 추천해주시기도 했죠. 연습생들이 뽑은 비주얼 멤버 5위에 올랐다는 방송이 나간 날에는 기쁘기보다 슬펐어요. 같은 날 방송에서 제가 떨어졌거든요. 그래도 비주얼 5위로 많은 분들이 알아봐주셔서 감사해요.”

‘프로듀스 101’ 준비과정은 고됐다. 첫 등급 평가 무대에서 김지성과 해피페이스엔터테인먼트(이하 해피페이스) 연습생들은 그룹 소녀시대의 ‘아이 갓 어 보이(I GOT A BOY)’를 오랫동안 연습해서 선보였지만 정작 본 방송에서는 편집되고 말았다.

“이틀 동안 잠도 못자고 준비했는데 하필이면 저희 순서도 맨 마지막이었어요. 그래서 다들 잘하자는 마음보다 눈 뜨자는 마음이 더 강했어요. 컨디션도 너무 좋지 않아서 몸도 붓고 바닥을 걷는 느낌까지 나지 않을 정도였죠. 그래도 열심히 연습해서 무대를 마쳤는데 본 방송에서는 편집돼 많이 아쉬웠어요.”

출처: 이승훈 기자
출처: 이승훈 기자

첫 등급 평가에서 D를 받아 자존심이 상했던 김지성은 절치부심해 ‘픽 미(Pick Me)’ 개인평가에서 선전했고 B등급으로 두 계단 상승했다. 이와 함께 팀 배틀 평가에서 선보인 그룹 미스에이의 ‘배드 걸 굿 걸(Bad Girl Good Girl)’ 무대는 현장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처음에 D등급을 받았을 때는 굉장히 속상했죠. 제가 연습한 게 이것밖에 안 된다는 생각에 자괴감도 들고 컨디션 탓도 했어요. 그래도 개인평가 때는 하루밖에 연습 시간이 없었지만 나름 평가를 잘 치러서 B반으로 올라갔었죠. 그리고 ‘배드 걸 굿 걸’ 평가가 제게는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아요. 현장 순위도 전체 12위였고, 그렇게 많은 관객들 앞에서 무대를 선보였던 건 그때가 처음이었으니까요. 함께 연습했던 팀원들도 서로 의지하다보니 정이 많이 들었어요.”

‘배드 걸 굿 걸’로 뿌듯한 결과를 얻었지만 그는 1차 순위 발표식에서 61위안에 들지 못해 탈락의 아픔을 겪었다. 특히 최종 합격 커트라인 한 자리를 남겨놓고 최종 후보 4인 중 한 명으로 김지성의 얼굴이 화면에 비춰졌던 터라 더욱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제 얼굴을 최종 합격 후보로 비춰줘서 내심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낮은 등수로 탈락해서 더 아쉽고 허무했어요. 제작진이 너무 못 됐어요.(웃음) 일찍 떨어져서 시원섭섭할 뿐 크게 후회되는 건 없지만 함께 출연한 동생 (김)홍은이와의 투샷이 거의 없던 게 서운했어요. 우리 자매의 모습이 조금이라도 더 방송에 나왔다면 이슈가 더 많이 되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이 남아요.”

출처: 이승훈 기자
출처: 이승훈 기자

그는 본인보다 친동생 김홍은이 받은 상처를 먼저 생각하는 의젓한 언니였다. ‘프로듀스 101’ 탈락 후 힘들어하는 동생의 모습에 김지성도 덩달아 속이 상했다.

“당시 홍은이는 자기의 정확한 진로를 못 찾아서 갈팡질팡하던 시기였어요. 회사에서도 기대를 했었는데 금방 떨어지니까 많이 힘들어하더라고요. 특히 홍은이는 저보다도 관심을 못 받았어요. 정말 풋풋한 여고생이고 어떤 일이든 열심히 하는 바른 아이인데 그런 면도 방송에 안 나온 것 같아 속상했죠. 앞으로 홍은이와 제가 더욱 발전한 모습을 대중들에게 보여줄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 좋겠어요.”

최민영 기자 mychoi@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