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가 `모델3`에 앞서 주력 차종 `모델X`와 `모델S`를 내년 초 한국에 전격 출시한다. 앨론 머스크 CEO가 실적 압박에 몰리면서 고가 차종 판매지역에 추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델3` 예약주문에 몰린 한국의 뜨거운 관심과 열기가 이런 선택을 부추긴 것이다. 보급형 차종 모델3에 앞서 원가 방어가 유리한 9000만원~1억5000만원대 제품을 한국에 선보이게 된다.
11일 전기차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모터스 아·태지역 총괄 대표 등 경영진 5명은 환경부 교통환경과 전기차보급팀을 찾아가 내년 초 `모델X` `모델S` 출시를 위한 인증절차와 보조금 지원 자격 등을 협의했다. 테슬라는 올해 크리스마스(12월 25일) 전에 서울 강남에 한국사무실을 오픈하고, 테슬라 전기차 시승장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이들 두 모델 출시에 맞춰 전국에 전용 충전소 `슈퍼차저(Supercharge)`도 자체 구축해 운영할 계획이다.
내년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에 `모델X` `모델S`가 가세하면서, 전기차 민간 보급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단순히 차량 가격은 현재 판매중인 전기차 모델에 비해 두세배에 달하지만, 주행성능이 갑절을 뛰어넘는다. 특히 혁신제품에 대한 민감도가 높은 한국 고객 사이에 `팬덤`이 형성돼 있어 폭발적인 인기가 일어날수도 있다. 또,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순수전기차로 반자율 주행 기능인 `오토파일럿(Autopilot)` 등 첨단 기능을 갖췄다. 일반 내연기관차 기반 개조형 전기차가 대부분인 한국 시장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테슬라 두 모델은 우리 중앙 정부·지방자치단체 보조금 최소 1200만원에서 2000만원까지 지원받아 구매할 수 있다. 다만 현행법상 완속(출력용량 7㎾h) 충전까지 10시간 이상 소요되면 전기차 보조금을 주지 않기 때문에 `모델S`와 `모델X` 각각 3가지 배터리 버전 중 70㎾h 버전만 보조금 지원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이렇다할 신차 없이 국산차 위주로 지지부진했던 우리나라 전기차 시장에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모델S와 모델X는 올해 각각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판매량 1·2위를 기록했다. 미국 판매 가격은 배터리 용량에 따라 70㎾h을 장착한 모델은 8만6000달러(약 9870만원)부터 90㎾h급은 13만3000달러(약 1억5000만원) 수준이다. 운송 가격까지 포함하면 한국 판매가격은 이보다 높게 책정될 공산이 크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