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모델X·S 내년초 한국 출시

테슬라가 내년 초 주력 전기자동차 `모델X` `모델S`를 한국에 출시한다. 지지부진한 전기차 민간 보급에 돌파구가 열릴 것으로 보는 정부나 전기차 선택 폭이 넓어진 소비자 모두 반기는 분위기다.

모델X와 모델S 모두 세계 최고 혁신 기능과 주행 성능을 갖췄지만 고가인 데다 일부 사양이 우리 정부 보조금 자격 기준에 부합하지 않아 보조금을 받지 못할 수도 있어 테슬라가 한국 시장에 안착할 수 있을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12일 정부 부처에 따르면 테슬라모터스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영진 5명이 지난 11일 `모델X` `모델S`의 내년도 한국 출시를 위해 환경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를 잇따라 방문했다.

정부 전기차 보조금·충전인프라 정책을 체크하고 전기차 환경인증과 안전 등 자동차형식 인증 절차 등을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지난달에는 테슬라 전용 충전 인프라인 `슈퍼차저(Supercharge)` 구축 등을 위해 우리나라의 한 전기차 관련 전문업체와 비밀유지계약(NDA)까지 체결했다.

테슬라는 이들 소관 부처에 올해 말까지 `모델X` `모델S` 출시에 필요한 인증 절차를 완료하고 내년도 한국 정부 민간 보급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올해 크리스마스 이전에 서울 강남에 한국사무실을 오픈하고, 연말까지 테슬라 전기차 시승장도 마련하기로 했다. 또 이들 두 모델 출시에 맞춰 전국에 30분 안팎으로 급속 충전이 가능한 고객 전용 무료 충전 시설인 `슈퍼차저`도 자체 구축, 운영할 계획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지난 11일 테슬라 아·태 지역 임원진이 세종 청사를 방문해 정부 전기차 산업 정책이나 기본 차량 인증뿐만 아니라 자율주행차, 스마트카까지 고려한 인증 사안을 논의했다”면서 “내년 초 민간 보급 사업에 참여할 목적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난관도 있다. 환경부 전기차 보급 대상 평가 규정에 따르면 완속충전기(7㎾h) 기준으로 충전시간 10시간 이내 전기차만 보조금 지급 대상이다. 하지만 테슬라 모델S와 모델X는 각 3개 사양으로 배터리 용량 70㎾h(1종), 90㎾h(2종)를 탑재했다. 90㎾h급 차량은 대용량 배터리로 완속 충전에 10시간 이상이 소요돼 보조금 지금 대상에서 제외된다. 70㎾h급 차량 역시 10시간 안팎이 소요될 수 있어 보조금 지원을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환경부는 관계자는 “11일 테슬라 임원진과의 미팅에서 완속충전기(7㎾) 기준 100% 충전까지 10시간 이상 소요되면 전기차 보조금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규정을 설명했다”면서 “70㎾h급 전기차 모델은 10시간 내 충전이 가능할 수도 있지만 정확한 건 테스트를 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앞으로 시장 상황에 따라 10시간 이내 충전 기준을 완화하는 방안도 검토할 뜻을 내비쳤다.

한편 테슬라가 한국 출시 예정인 신형 모델S는 한 번 충전 시 배터리 용량(70㎾h·90㎾h)에 따라 각각 407㎞, 474㎞를 달린다. 배터리 용량과 성능에 따라 세 가지(70D, 90D, P90D)로 판매된다. 가격은 6만3400~9만6400달러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모델X 역시 배터리 용량에 따라 각각 354㎞, 402㎞를 주행한다. 70㎾h급 배터리를 장착한 차량 가격은 8만1200달러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