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 점유율 1위 에어컨 기업 `그리(GREE)`가 올 여름 한국 시장에 진입한다. 국내 에어컨 업계는 진출 규모와 상품군 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그리가 동급 품질에 낮은 가격을 무기로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국내 중소·중견 에어컨 업계에게 미칠 영향이 적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다.
17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중국 1위 에어컨 제조 브랜드 그리는 국내 총판 업체인 이지웰페어와 독점 공급 계약을 맺고 올여름 한국 진출 타진에 나선다.
그리는 중국에서 시장점유율 약 50%를 차지하는 1위 에어컨 기업이다. 브라질, 파키스탄 등 해외 10개 생산기지에서 7만 여명 직원이 근무한다.
그리는 연매출 5%를 연구개발에 투자한다. 에어컨만 따지면 중국 1위 가전 기업 하이얼보다도 판매량이 많다.
국내 에어컨 업계는 그리의 한국 진출을 두고 긴장 분위기다. 동급 사양 대비 저렴한 가격에 에어컨을 출시할 경우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국내 에어컨 업체 관계자는 “최근 에어컨 업계가 그리의 한국 진출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며 “그리 에어컨이 얼마나 많은 유통망을 확보하는 소비자 접근성이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가격 경쟁력으로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중국 하이얼이 한국 시장에서 고전하는 이유는 처음부터 `저가 중국산`이라는 이미지를 지우지 못한 이유”라며 “그리 에어컨이 한국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마케팅 방안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탠드 에어컨의 디자인을 중시하는 한국 소비자 특성상 그리사는 국내 시장에서 제품 기능에 주로 집중하는 벽걸이 에어컨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보인다.
그리 제품 총판 계약을 맺은 이지웰페어는 전문인력을 확보해서 제품 판매부터 배송, 설치, 사후관리(AS)까지 제공할 계획이다. 에어컨을 시작으로 그리 가습기, 제습기, 공기청정기 등 가전제품까지 한국시장에 선보일 방침이다.
그리 에어컨의 한국 시장 진출을 기념하기 위해 6월초 둥밍주 그리 그룹 회장은 한국을 찾아 별도 간담회를 가질 것으로 전해졌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