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th 칸 리포트㊴-중간점검] ‘토니 어드만’ 극찬-‘아가씨’ 글쎄-경비는 ‘삼엄’

출처:칸국제영화제
출처:칸국제영화제

지난 11일(현지시간) 개막한 제69회 칸국제영화제가 중반을 넘었다. 경쟁부문에 진출한 21개 작품 중 10편의 작품이 칸을 찾은 관객들에게 공개됐다. 이러한 가운데 올해의 황금종려상(Palm d'Or)이 누구에게 돌아갈지가 최대 관심사다.

15일까지 공개된 경쟁부문 진출 작품은 크리스티 푸이유의 ‘시에라네바다(SIERANEVEDA)’를 시작으로, 알랭 기로디의 ‘스테잉 버티컬(STAYING VERTICAL)’, 브루노 뒤몽의 ‘슬랙 베이(SLACK BAY)’, 켄 로치의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 마렌 아데의 ‘토니 어드만(TONI ERDMANN)’,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THE HANDMAIDEN)’, 안드레아 아놀드의 ‘아메리칸 허니(AMERICAN HONEY)’, 니콜 가르시아의 ‘프롬 더 랜드 오브 더 문(FROM THE LAND OF THE MOON)’, 짐 자무쉬의 ‘패터슨(PATERSON)’, 제프 니콜의 ‘러빙(LOVING)’ 등이다.



◇ ‘토니 어드만’, 현지 평론가들의 ‘극찬세례’

이들 중 현지의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은 작품은 독일 여성감독 마렌 아데의 ‘토니 어드만’이다. 이 작품은 다 큰 딸에게 장난스럽게 다가가려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냈다.

칸영화제 기간에 현지에서 데일리로 발행되는 스크린 인터네셔널은 ‘토니 어드만’에게 별점 4개 만점에 3.8점을 줬다. 12명의 평론가 중 무려 9명이 4점 만점을 준 것이다. 르 필름 프랑세즈에서도 15명의 평가위원 중 6명이 만점을 주는 등 고른 호평을 받았다. 아직 절반가량이 공개되지 않았지만, ‘토니 어드만’의 성적은 폐막까지 상위권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69th 칸 리포트㊴-중간점검] ‘토니 어드만’ 극찬-‘아가씨’ 글쎄-경비는 ‘삼엄’

◇ ‘아가씨’, 냉탕과 온탕 사이

4년 만에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스크린 인터네셔널의 평점은 2.2점으로 중하위권에 속한다. 르 필름 프랑세즈에서도 평점 1,73을 기록하며 최하위권이다.

평론가들의 별점이 수상과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 박찬욱 감독이 수상했던 ‘올드보이’(2004)나 ‘박쥐’(2009)도 현지 반응은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들의 평가는 수상을 점쳐볼 수 있는 자료이기에 현지 취재진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한국 영화, 칸영화제 대거 진출

올해 칸영화제는 ‘아가씨’를 비롯해 한국 작품들이 대거 진출해 그 어느 때보다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나홍진 감독은 ‘곡성’으로 비경쟁 부문, 연상호 감독은 ‘부산행’으로 비경쟁 부문 내 미드나이트 스크리닝 섹션, 박영주 감독은 ‘1킬로그램’으로 시네마파운데이션 부문, 윤재호 감독은 ‘히치하이커’로 감독주간 부문에 초청됐다.

한국 영화는 ‘부산행’을 시작으로 ‘아가씨’, ‘곡성’ 등으로 그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사진=전자신문
사진=전자신문

◇ 삼엄한 경비, 그래도 축제는 계속된다

이밖에도 칸영화제 측은 테러의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그 어느 때보다 삼엄한 경비를 펼치고 있다. 메인 행사장인 팔레 드 페스티벌 주변에는 요원들을 비롯해 총기를 소지한 군인들이 배치됐으며, 행사장 안으로 향하는 길목에는 보안 검색이 실시되고 있다. 사전 등록된 ID카드 확인을 비롯해 소지품 검사, 몸 수색 등이 이뤄지고 있다. 덕분에 행사장 밖으로 길게 늘어선 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칸은 축제의 분위기다. 거리에는 사람들이 가득했으며, 늦은 밤까지도 이 분위기는 이어진다.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이뤄지는 레드카펫 행사와 상영회에도 사람들이 가득하며, 인근 가게에는 축제를 즐기러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세계 3대 영화제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라는 걸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제69회 칸국제영화제는 이제 막 반환점을 돌았을 뿐이다. 쟁쟁한 감독들의 신작이 평가를 기다리고 있다. 황금종려상을 두 차례나 수상한 다르덴 형제의 ‘언노운 걸(THE UNKNOW GIRL)’을 비롯해 자비에 돌란의 ‘단지 세상의 끝(IT’S ONLY THE END OF THE WORLD)’, 숀펜 감독의 ‘라스트 페이스(THE LAST FACE)’, 아쉬가르 파르하디 감독의 ‘세일즈맨(THE SALESMAN)’ 등이 상영을 앞두고 있다.

칸(프랑스)=조정원 기자 jwc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