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AP가 애플에 이어 마이크로소프트(MS)·인텔 등 다국적 기업 협력을 확대했다. 데이터베이스(DB) 처리장치 `하나(HANA)` 고객 접점을 넓히기 위해서다. 주력 분야를 전사자원관리(ERP)에서 빅데이터로 대체했다.

빌 맥더멋 SAP 최고경영자(CEO)는 17일(현지시각) 미국 올랜도에서 개막한 `사파이어 나우` 기조강연에서 이 같이 밝혔다. 19일까지 열리는 행사에는 250개 글로벌 협력업체와 3만명이 참여한다. 국내 뷰티 이커머스 기업 미미박스 S/4하나 도입사례를 비롯한 1700개 세션도 진행된다.
SAP는 기업 출장·회계관리 SW 컨커(Concur)를 MS 오피스365와 연동한다. 왕복항공권 등 아웃룩 일정이 업데이트된다. 인사운영 SW `석세스팩터스(SuccessFactors)`로 휴가를 신청한다. 휴가기간 중 겹치는 약속이 없는지 아웃룩으로 확인한다. 아웃룩 캘린더에 자동으로 휴가 내역이 반영된다. 인력관리 SW 필드글래스(Fieldgalss)와도 통합된다.

사티야 나델라 MS CEO는 사파이어 나우 행사에 참석해 SAP 협력을 공식화했다. 나델라 CEO는 “SAP 애플리케이션이 MS 클라우드 플랫폼 애저(Azure) 인증을 받았다”며 “S/4하나 등이 하이퍼 스케일 클라우드 운영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빌 맥더멋 CEO는 “애저와 SAP 애플리케이션 협력은 시작됐다”며 “다양한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텔과 사물인터넷(IoT) 분야 협력도 강화한다. 자율주행 차량, 로봇, 드론 등 분야에서 제공하는 인텔 연산 클라우드에 SAP S/4하나를 활용한다. 유통업체는 전자태그(RFID)로 5분마다 최신 재고 정보를 확보한다. 데이터를 활용해 의류 유통 흐름 패턴을 분석한다. 맥더멋 CEO는 “하드웨어, 인메모리, 클라우드, IoT 등 주요 혁신 활동을 인텔과 함께 한다”고 전했다.

앞서 애플과도 손을 잡았다. SAP는 하나 기반 아이폰·아이패드 전용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다. 아이오에스(iOS)용 업무 앱 소프트웨어개발도구(SDK), 트레이닝 아카데미를 제공한다. 팀 쿡 애플 CEO는 “iOS 혁신성과 보안성을 SAP 비즈니스 SW 전문성과 결합할 것”이라고 전했다.

언더아머·버버리·세이버·미미박스 등 도입 사례 발표도 이어졌다. 스포츠 의류업체 언더아머는 디지털전략에 하나를 도입했다. 거래 데이터를 소비자 데이터와 연결해 분석했다. 언더아머 관계자는 “하나 도입으로 빠르게 데이터를 분석해 운동선수 요구를 충족시킨다”고 말했다. 버버리는 하나 도입으로 옴니채널을 구현했다. 세이버는 하나를 활용해 60일마다 신제품을 출시한다. 한국 미미박스는 하나 도입으로 판매 생산성을 높이고 배송시간을 단축시켰다.
SAP는 하나 활용 우수기업 상도 수여했다. 애널리틱스 부분에서는 암치료 전문 헬스케어 기업 멀시 헬스를 선정했다. 빅데이터 분석 부문은 보다폰을, 프로세스 단순화는 노블을, 차세대 애플리케이션은 스탠포드 메디컬을 꼽았다.
올랜도(미국)=신혜권 SW/IT서비스 전문기자 hkshin@etnews.com
◆하나(HANA)=데이터베이스(DB) 처리 장치다. 차상균 서울대 교수팀이 개발했다. 2005년 SAP가 이를 인수해 기존 연구팀은 SAP 한국연구소가 됐다. 이후 6년간 개발해 2011년 6월 출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