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스브이, 드론의 꿈 북미로 띄운다

이에스브이가 미국 하늘에 드론의 꿈을 실어 날린다. 국내 업체가 직접 미국에 드론을 수출하는 것은 처음이다.

이에스브이(대표 이종수)는 최근 경주용 레이싱 드론 개발을 마치고 내달 미국을 시작으로 본격 보급에 나선다고 18일 밝혔다. 그동안 미니 드론을 자체 개발하며 쌓은 기술력을 레이싱 드론에 불어넣었다. 기술 핵심인 보드를 자체 제작하고 전체 몸통도 카본으로 꾸몄다.

임현 이에스브이 이사는 “레이싱 드론 개발이 이달 말이면 마무리 된다”며 “일부 미세한 조정이 끝나면 미국을 시작으로 판매에 나선다”고 말했다.

이에스브이는 내달 미국을 중심으로 자체 제작한 레이싱 드론 F3를 선보인다.
이에스브이는 내달 미국을 중심으로 자체 제작한 레이싱 드론 F3를 선보인다.

이에스브이가 제작한 드론은 몸통전체가 탄소(카본) 재질로 가볍고 단단하다. 길이는 30㎝로 프로펠러 4개를 갖췄다. 시속 100㎞를 내는 데 3초 밖에 걸리지 않고 자유자재로 회전이 가능하다. 성능과 가격에서도 중국 제품 대비 경쟁력을 갖췄다는 판단이다.

임 이사는 “자체 개발한 레이싱 드론은 동종 드론 대비 무게가 30%가량 가벼우면서도 가격도 30만원 안팎으로 저렴하게 책정했다”며 “레이싱 드론을 즐기는 초보입문자나 마니아에게도 적합한 제품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스브이는 브랜드를 `플라이 드림`으로 명칭했다. 해외 전문 유통업체와 손잡고 영문 홈페이지를 별도 마련해 미국 시장에 진출할 계획이다.

국내가 아닌 미국 시장에 먼저 선보이는 이유로 대중성과 자유로운 비행 가능성을 꼽았다.

임 이사는 “미국은 우리나라에 비해 비행 가능구역이 많고 레이싱 대회가 많다”며 “국내보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생각해 진출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실제 드론 시장은 미국을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HMC투자증권에 따르면 2015년 미국 무인항공 시스템 순매출액은 33억달러에 달했다. 이 중 1억2500만달러(3.8%)가 상업·민간용 드론이다. 이 시장은 2020년까지 43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항공 촬영, 소포 배달, 석유와 가스 산업, 농업, 재난 대응과 국경 경비 등 활용영역이 무궁무진한 덕택이다.

대표적인 드론 제작업체가 DJI다. 중국에 본사를 둔 DJI는 2011년 매출이 420만달러였지만 2015년엔 10억달러로 회사로 성장했다. 4년 새 20배가량 성장했다.

이에스브이는 드론을 세트로 판매하는 것 외에도 조정기와 몸체, 보드를 별도로 판매하는 방식도 추진한다. 레이싱 대회에 참가하는 마니아는 드론을 자기 방식대로 꾸미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자체 확보한 영상데이터 처리기술을 기반으로 조만간 영상 촬영 드론과 방과후 학습에 사용될 수 있는 드론키트도 제작할 예정이다.

임 이사는 “이에스브이는 영상데이터 처리기술을 갖춰 로봇청소기와 내비게이션, 블랙박스 등에 기술을 탑재했다”며 “관련 기술을 앞세워 고급 드론시장에도 진출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