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업체의 해외 진출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국내에서 쌓은 기술력을 발판으로 해외 시장에서 솔루션과 서비스를 선보이는 사례로 주목된다.
피노텍(대표 김우섭)은 독일 핀테크그룹과 프랑크푸르트에 100만유로 상당의 합작법인 설립을 협의 중이다. 이달말 핀테크그룹 관계자가 한국을 찾아 세부 계약 사항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핀테크그룹은 20만 개인 고객에게 온라인 대출 서비스와 함께 독일과 글로벌 은행에 은행업무 솔루션을 제공하는 회사다.

피노텍은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인터넷 전자등기 시스템과 주택담보 대출 과정에 필요한 비대면 처리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자필 서명 인식, 신분증 진위 확인, 영상통화, 인터넷 전자등기, 모바일 약정, 주택가격 조회 등 6가지 모듈별 기술을 갖추고 있다. 지난해 말 홍콩에서 열린 글로벌 핀테크 경영대회 `시티모바일챌린지`에서 베스트 모바일 모기지 솔루션상을 수상했다.
김우섭 피노텍 대표는 “독일 핀테크그룹에서 피노텍이 국내에 설치한 비대면 본인인증과 계좌개설에 관심을 보였다”며 “합작법인이 설립되면 피노텍의 비대면 계좌개설 노하우를 유럽 은행에 전파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독일이나 유럽에서 비대면 본인인증과 전자서명을 할 때에 10유로에 해당하는 수수료를 내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사업 모델은 계좌개설과 전자서명 때 수수료를 나누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로보어드바이저 업체도 최근 아시아시장을 중심으로 해외 시장 진출을 타진중이다.
밸류시스템투자자문(대표 정환종)은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아이로보를 앞세워 아시아 시장 진출을 노린다. 싱가포르와 홍콩 등지를 대상으로 파트너를 찾고 있다. 시스템 트레이딩에 기반한 투자자문 성과와 신개념 로보어드바이저 서비스 등 국내에서 쌓은 경험을 해외에서 펼친다는 구상이다.
쿼터백투자자문도 일본과 홍콩 등지 금융권에서 상품을 함께 출시하자는 러브콜을 받고 있어 일본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양신형 쿼터백투자자문 대표는 “미국에서는 로보어드바이저가 급성장하고 있지만 의외로 홍콩과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는 여전히 시장 초기단계에 있다”며 “그간 쌓아온 기술력과 운용능력을 활용하면 충분히 시장에서 승산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핀테크기업의 해외 진출은 바다 건너에서 새로운 꿈을 펼치는 반가운 일이지만 열악한 국내 시장에서 해답을 찾기 어려워 떠밀리듯 나가는 사례도 있다고 지적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 국내 핀테크 업체에 사업을 같이 해보자는 제안이 와 업체로선 기쁜 일이다”면서도 “규제와 관행이란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시장 만들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을 고려하면 핀테크의 해외 시장 진출을 마냥 즐겁게만 바라볼 수 없다”고 토로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