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실리콘밸리에서도 마땅한 수익 모델을 확보하지 못하고 끝내 폐업한 스타트업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가능성을 인정받아 거액 투자금을 받으며 주목받던 `잘나가는(?)` 스타트업도 예외는 아니었다.
스타트업이 직면한 폐업 요인은 다양하다. 가격정책 실패와 기대 이하 서비스로 소비자 외면을 받기도 했다. 매출 대비 무리한 운영비용으로 투자금을 탕진하기도 했고, 경쟁자 틈바구니에서 수익 창출에 실패하기도 했다.
2012년 미국에서 창업한 출장 청소업체 홈조이(Homejoy)는 지난해 7월 폐업했다. 아도라 청이 세운 홈조이는 `청소업계의 우버`라는 별칭을 얻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구글벤처스와 페이팔 공동창업자 맥스 레브친으로부터 4000만달러(약 470억원)를 끌어모았다. 홈조이의 발목을 붙잡은 것은 서비스 품질과 가격정책이다. 사업 출범 초기에 이용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할인 공세를 펼쳤지만 정가로 돌아오자 소비자는 외면했다. 서비스 품질 끌어올리기에도 실패했다.
쿼키(Quirky)는 크라우드 펀딩을 거쳐 사람들이 홈페이지에 등록한 아이디어를 실제 제품으로 개발했다. 2009년에 문을 연 쿼키는 앤더슨 호로비츠를 포함한 벤처캐피털과 대기업으로부터 1억8500만달러를 투자받았다. 2176억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쿼키는 지난해 9월에 파산했다. 쿼키가 출시한 블루투스 스피커, 디지털 계란판 등의 판매 실적이 좋지 않았다. 과도한 운영비용도 부담을 더했다.
1억2500만달러(약 1490억원)를 투자받은 아르디오(Rdio)는 지난해 11월 스트리밍 서비스 업체 판도라미디어에 주요 자산이 인수됐다. 아르디오는 애플뮤직과 스포티파이(Spotify) 등 경쟁 업체와의 경쟁에서 밀려 파산, 서비스를 종료했다. 2010년 음악감상 스트리밍 서비스를 시작하며 사용자 취향을 분석해 음악을 추천, 제안하는 기능 등을 제공했다. 아르디오의 파산에는 콘텐츠 라이선스 거래로 인해 사업 수익이 적은 것도 원인으로 분석된다.
립트랜싯(Leap Transit)은 2013년부터 샌프란시스코와 실리콘밸리를 오가는 고급 통근버스를 운영했다. 250만달러(약 30억원) 투자금을 유치했다. 교통비는 편도 6달러로 일반버스 교통비보다 세 배가량 비싸지만 노트북PC, 와이파이가 지원되고 음료를 판매하기도 했다. 립트랜싯이 만개하지 못한 것은 규제 때문이다. 캘리포니아주는 립트랜싯의 사업 허가를 취소했고, 사업도 더 이상 운영될 수 없었다. 사유지 문제로 정류장을 두 번이나 바꾸는 등 불안정성도 한몫했다.
<폐업 스타트업 투자유치액과 실패 원인(출처 : 각사 취합)>
이영호기자 youngtig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