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th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 켄 로치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 & ‘아가씨’는 수상 실패(종합)

출처 : 칸 영화제 포스터
출처 : 칸 영화제 포스터

제69회 칸 영화제의 황금종려상은 켄 로치 감독의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가 차지했다. 대한민국의 ‘아가씨’는 수상에 실패했다.

지난 11일부터 22일까지 열린 제69회 칸 영화제가 막을 내렸다. 22일 오후 7시(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진행된 폐막식에서는 영국 켄 로치 감독의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가 황금종려상을 수상했다.

'아이, 다니엘 블레이크'는 영국의 관료주의와 복지제도의 맹점을 비판한 영화로, 켄 로치 감독은 이번 작품을 통해 2번째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감독이 됐다. 그는 그동안 13번이나 레드 카펫을 밟았으며, 지난 2006년에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으로 이미 황금종려상을 받은 바 있다.

심사위원대상은 캐나다 자비에 돌란 감독의 '단지, 세상의 끝'이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앞서 그는 2009년 만 19세 나이에 데뷔작 ‘아이 킬드 마이 마더(I Killed My Mother)’로 칸 영화제 감독주간 3관왕을 석권하고, 이후 꾸준히 칸 영화제를 찾고 있다. 지난해는 최연소 심사위원을 맡는 등 칸과 뗄 수 없는 인연을 갖고 있는 그가 2등상인 심사위원대상을 차지하며 또 한 번 칸의 총애를 받고 있음을 입증했다.

감독상은 올리비에 아사야스 감독의 '퍼스널 쇼퍼'와 지난 2007년 ‘4달, 3주 그리고 2일(4 Months, 3 Weeks & 2 Days)’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크리스티안 문주 감독의 '바칼로레아'가 공동수상해 눈길을 끌었다.

심사위원상은 영국 여성 감독 앤드리아 아널드의 '아메리칸 허니'가 수상했고, 각본상은 이란의 아쉬가르 파르하디가 쓴 '세일즈맨'이 수상했다. 특히 '세일즈맨'은 각본상과 함께 남우주연상까지 2관왕을 차지했다.

남우주연상과 여우주연상은 아시아 배우들이 싹쓸었다. 아시아 영화로는 우리나라 ‘아가씨’를 포함해 이란의 ‘세일즈맨’, 필리핀의 ‘마 로사’ 3편이 진출한 바. 이중 '세일즈맨'의 샤하브 호세이니가 남우주연상을, '마 로사'의 자클린 호세가 여우주연상을 받았다.

아쉽게도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는 수상을 실패했다. ‘올드보이’와 ‘박쥐’로 각각 심사위원대상과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기에 수상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한국영화로 4년 만에 경쟁 부문에 초청받았다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뿐만 아니라 칸 영화제 기간에 발행되는 잡지 중 하나이자 각국 평론가 11명의 평가가 실리는 ‘스크린 인터내셔널’ 데일리에서 가장 높은 평점인 3.7점을 받으며 수상이 점쳐졌던 독일 마렌 아데 감독의 ‘토니 어드만’도 무관에 그쳤다. 이로써 평점과 수상이 전혀 관련이 없다는 사실이 또 한 번 입증됐다.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