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유승준(미국명 스티브유)의 부친이 아들의 미국 국적 취득은 병역 기피 목적이 아니었다고 눈물로 호소했다.
23일 오후 서울행정법원 행정1부에서 유승준(미국명 스티브유)이 미국 로스엔젤레스(LA) 총영사관을 상대로 제기한 한국 비자 발급 거부 처분 취소 소송의 세 번째 변론이 진행된 가운데, 유승준의 부친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유승준의 부친은 증인 심문 과정에서 “아들이 평소 부모의 말을 잘 따르는 타입이었다. 징병 검사 이후 돌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한 것은 나의 설득이 큰 계기가 됐다"며 ”삶의 근본이 가정에 있고, 가정에 행복이 있다고 가르쳤다. 미국에 가족들이 있는데 이산가족을 만들 수는 없었기에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라고 설득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허리디스크 수술로 징병검사에서 4급 판정을 받은 아들에게 '공익근무는 정상적 군 생활이 아니니, 세계 무대로 나가 국가에 보답하는 것이 낫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부친은 유승준이 허리디스크 수술 후 공연 스케줄을 무리 없이 진행해 병역 기피 목적의 수술로 의심 받을 수 있는 소지에 대해 “본인이 의심 받았던 것을 마음에 두고 있었다. 당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했다. 반성하는 마음으로 진통제, 마취제 등을 맞으며 스케줄을 진행한 것이다”라고 해명했다.
특히 부친은 “유승준이 시민권 취득 과정의 마지막 과정인 1차 선서식에 불참했다. 아버지로서 시민권을 받지 않겠다는 아들 때문에 자존심이 상하기도 해 한동안 아들과 단절된 채 지냈다”며 "이후 2차 시민권 선서식 날짜 통보가 와 고모부를 통해 전달했다. 공교롭게도 당시 아들이 미국에 오게 돼 당시 다니던 교회의 담임목사와 설득한 끝에 2002년 1월 18일 시민권을 취득했다"고 말했다.
이에 LA총영사관 측은 "미국 시민권 신청서는 본인이 직접 서명해야 한다. 또 신청 후 1,2개월 후 신청자 본인의 지문 날인을 위해 출석을 명 한다"라며 "그렇다면 이 모든 절차를 유승준이 응한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부친은 "각종 절차들을 진행하는데 있어 내가 우선해야 된다고 아들에게 말했다. 해놓고 나중에 선택하면 되지 않겠냐고 설명하면서 권유했다"고 해명했다.
미국 시민권 취득으로 비난 받을 것을 생각하지 못했냐는 질문에 “죄를 지었으니 비난은 받을 것이라 예상했다. 그래서 당시에 무비자로 입국해 기자회견을 통해 용서를 빌면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라며 "모두 내 욕심이다. 아들은 결국 아버지의 말에 순종해줬다. 못난 아버지 곁에서 살았다. 이 세상에 모든 사람이 욕해도 나에겐 자랑스러운 자식"이라고 눈물로 호소했다.
한편 유승준은 미국 시민권 취득과 함께 병역 기피 논란에 휩싸이며 지난 2002년 2월 인천공항에서 입국이 거부됐다. 이후 2015년 미국 캘리포니아 주 소재 주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 총영사를 상대로 사증발급거부 취소소송을 제기했다.
백융희 기자 yhbae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