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바이오]파나진, 암 진단·신약 개발 `제2도약` 노린다

파나진 연구원이 PNA 기반 진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파나진 연구원이 PNA 기반 진단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분자진단 기업 파나진이 `제2도약`을 선언했다. 독자 액체생체검사 기술을 고도화하고 신약 개발 등 신사업을 추진한다. 국내뿐만 아니라 다국적 제약사와 손잡고 활발한 기술 협업도 펼친다.

파나진(대표 김성기)은 올해 매출 100억원을 목표로 액체생체검사 진단 도구 `PNA 뮤타이퍼` 공급을 확대하고 해외 수출을 강화한다고 25일 밝혔다.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혈액암 진단, PNA 신약 개발도 병행한다.

2001년 설립된 파나진은 PNA 기반 분자진단 기술을 통해 원천소재 공급, 동반진단 도구 등을 공급한다. 매사추세츠(MIT)대학에서 선정한 `2015년 혁신 기술 톱 10`에 포함된 액체생체검사 분야에서도 독보적 기술력을 자랑한다.

PNA(Peptide Nucleic Acid)는 DNA, RNA와 같이 자연상태에서 존재하는 유전자에서 당과 인산기로 이뤄진 골격을 펩타이드(아미노산을 주성분으로한 생체유용물질)골격으로 바꾼 인공 유전자다. DNA, RNA와 정확하게 결합하면서도 유전자·단백질 분해효소에도 분해되지 않아 연구자들로부터 주목 받았다. 산업적 응용이 가능한 순도나 생산규모가 없어 발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상용화되지 못했다.

파나진 본사 전경
파나진 본사 전경

2002년 파나진은 PNA 고순도 대량생산이 가능한 합성법을 개발했다. 2006년 PNA를 개발한 덴마크 코펜하겐 대학 연구진으로부터 세계 독점 생산·공급권을 받았다. 지난 10년간 30여개국 200여 기관에 PNA를 공급했다. 동시에 PNA 활용을 높이는 다양한 링커, 변형 등을 개발해 PNA 관련 가장 많은 응용 특허를 획득한 기업으로 성장했다.

파나진은 2009년부터 PNA를 이용한 분자진단 사업에 뛰어들었다. 자궁경부암 원인으로 알려진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여부와 유전형을 검출하는 진단제품을 출시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체외진단의약품 허가를 받았다.

이어 2010년에는 표적 항암제 처방을 위한 동반진단에 사용되는 `PNA클램프`를 개발했다. 특정 돌연변이 유전자만 선택적으로 증폭시켜 암 세포조직에서 표적항암제 처방 기준이 되는 유전자 돌연변이 발생 여부를 확인해 준다. 현재 폐암, 대장암, 갑상선암, 뇌종양 등 적응증에 대한 제품이 판매 중이다. 최근 한미약품 `올리타정` 신약 허가용 임상시험에 사용됐다. 올리타정은 최초 국산 폐암 표적항암제다.

`PNA뮤타이퍼`는 클램프를 고도화한 진단기기다. 환자 혈액 등 액체생검 검체로부터 폐암을 포함한 암 관련 돌연변이를 검출한다. 고통스러운 조직생검 과정을 거치지 않고 혈액만으로 진단이 가능하다. 올해 7월부터 판매한다.

PNA 기반 진단기술을 활용해 신약 개발도 추진한다. 올해 초부터 암과 희귀질환을 중심으로 후보물질 개발에 착수했다. 암과 관련한 변이 유전자 연구를 지속적으로 한 만큼 후보물질을 추려낼 라이브러리를 충분히 확보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르면 내년 초 후보물질에 대한 전임상에 착수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파나진 매출 목표는 100억원이다. 지난해(59억원)보다 약 2배 가까이 높게 잡았다. 국내외 동반진단 시장이 확대됨에 따라 `PNA클램프`, `PNA뮤타이퍼` 등 진단기구 수요가 늘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올해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22% 증가한 14억7200만원을 기록했다. 제품 개발 및 출시에 따른 연구비용 증가로 영업익과 당기순이익은 손실을 거뒀다.

파나진 관계자는 “올해는 중국, 일본 등을 대상으로 PNA클램프 기술이전 등 해외 수출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국내외 제약사와 협업도 강화해 국내 대표 동반진단 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파나진은 이날 서울 여의도에서 애널리스트 초청 기업설명회(IR)를 개최했다. 출시를 앞둔 PNA뮤타이퍼 등 제품과 회사 전략 소개가 목적이다.

정용철 의료/SW 전문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