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일하이텍, 다쓴 이차전지서 `금값된` 리튬 뽑아 쓴다

성일하이텍 군산공장 2차전지 리사이클 설비에서 직원이 황산니켈을 회수하고 있다.
성일하이텍 군산공장 2차전지 리사이클 설비에서 직원이 황산니켈을 회수하고 있다.

성일하이텍이 다쓴 이차전지에서 리튬을 회수해 다시 소재로 가공해 재활용하는 사업에 나섰다. 리튬은 이차전지 핵심 원료로 전기차 배터리시장 성장에 따라 가격이 급등세를 보이며 최근 몸값이 천정부지다. 이처럼 버려질 수도 있는 이차전지에서 원료를 재가공해내는 일명 `도시광산`업이 리튬 수급의 새 대안이 될지 주목된다. 본지 6월3일자 3면 참조

리사이클 전문 기업 성일하이텍은 다음달 전북 군산 공장에서 리튬 회수·가공 사업을 시작한다고 7일 밝혔다.

다음달부터 폐 이차전지, 이차전지 생산과정에서 나오는 부산물로부터 리튬을 회수해 인산리튬으로 다시 가공해 판매한다. 현재 완성차 업체에서 나오는 이차전지 폐기물로부터 리튬을 회수하는 시범 사업을 벌이고 있다. 안정화를 거쳐 다음달부터 월 50톤 인산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내년초 생산량을 월 100톤까지 늘릴 계획이다. 순수 전기차 2500대 배터리에 들어갈수 있는 양이다.

리튬 리사이클 상용화를 시도한 것은 성일하이텍이 처음이다. 그동안 폐 이차전지 등 원료, 경제성 확보가 쉽지 않았지만 회사는 난제를 해결했다.

지난해 말 말레이시아 셀랑고르 클랑 소재 이차전지 스크랩(폐기물) 전처리 공장 증설 인허가를 완료했다. 연 3000톤 규모 전처리 공장을 7200톤까지 늘리면서 폐 이차전지 수급에 숨통이 트였다. 최근 리튬 가격 급등으로 경제성도 확보했다. 4월 기준 중국 탄산리튬 가격은 ㎏당 141RMB(위안)로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줄곧 ㎏당 40위안대를 오가다가 최근 전기차 수요 증가로 1년도 안돼 약 3배 가량 치솟았다.

이로써 성일하이텍은 이차전지 주요 원료 재활용에 모두 성공했다. 회사는 지금까지 폐이차전지 등에서 코발트, 니켈을 회수해 양극활물질 핵심 소재인 황산코발트·황산니켈로 재가공했다.

현재 코발트는 메탈 기준 월 100톤, 니켈은 60톤 가량 처리한다. 7월 리튬과 더불어 망간 리사이클에 나서면서 4대 소재를 모두 생산한다. 성일하이텍은 2000년대 초반 PDP(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 폐기물 등에서 금·은·루테늄 등을 회수, 소재 형태로 가공해 수익을 창출했다. PDP산업이 사양길로 들어서자 세계 최대 이차전지 제조국인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부산물과 폐 이차전지를 활용한 리사이클에 뛰어들었다. 최근 폐자원에서 99.95% 이상 주석을 회수하는 사업에도 나섰다. 생산량은 연 500톤 규모다.

이강명 성일하이텍 사장은 “그동안 공급과잉으로 인해 이차전지 소재 가격이 떨어졌다가 최근 수요가 급증하면서 점차 상승 기조를 보이고 있다”면서 “원재료(폐기물) 수급 문제를 해결했고 경제성 있는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에 향후 리사이클을 통한 소재 공급 규모는 지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전기전력 전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