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RI 연구소기업 옵텔라, 글로벌기업 데이터센터 공략 나서다

이상수 옵텔라대표와 연구진들이 회사 홍보현수막앞에서 기념사진했다.
이상수 옵텔라대표와 연구진들이 회사 홍보현수막앞에서 기념사진했다.

“스티브, 엘라, 알렉스, 저스틴, 크리스, 마커스.”

지난 7일 찾은 광주연구개발특구 14호 연구소기업 옵텔라 회의실에서는 옵티칼 광학엔진 기술개발 미팅이 한창이었다. 테이블과 인접한 냉장고에는 과일, 음료, 빵, 컵라면 등 간식거리가 가득 찼다. 언제 어디서나 배고픔 없이 일하도록 배려한 것이다. 직원 닉네임도 미국식으로 지었다. 직책과 직위를 떠나 수평 분위기에서 연구 성과를 함께 일궈 내자는 취지다. 이상수 대표는 이곳에서 스티브로 불린다. 마치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에 온 듯한 분위기다.

이상수 옵텔라 대표(오른쪽 3번째)와 연구진들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수천억 규모의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센터 광통신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이상수 옵텔라 대표(오른쪽 3번째)와 연구진들이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수천억 규모의 글로벌 기업의 데이터센터 광통신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옵텔라(대표이사 이상수)가 구글, 애플, 페이스북 등 수천억원 규모의 글로벌 기업 데이터센터 광통신 시장 공략에 시동을 걸었다. 슈퍼컴퓨터와 빅데이터 등 넘쳐나는 데이터베이스(DB)를 통제, 관리하는데 쓰는 40G/100G 이더넷 광 트랜시버가 핵심 기술이다. 에너지 소비가 적고 가격이 저렴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5월 광주에 둥지를 튼 옵텔라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출자한 연구소기업이다. 광통신기술이 기반이다.

20여년 동안 ETRI 연구책임자로 있으면서 저가형 광결합 기술 개발을 주도한 이상수 대표가 지휘봉을 잡았다. 6명의 직원 모두 ETRI 출신이다. 이 대표와는 길게는 15년 이상 호흡을 함께해 온 파트너들이다. 광통신 베테랑 연구진이 모인 만큼 기술력은 남부럽지 않다. ETRI호남권연구센터에 사무실을 마련한 옵텔라는 `불 꺼지지 않는 실험실`로 유명하다. 대전에 집을 두고 광주에서 객지 생활을 하면서 새벽까지 연구개발(R&D)에 매달린다.

지난해 6월 영국에서 발행한 광통신 시장 보고서에는 옵텔라를 주목할 만한 기술기업으로 소개, 명성을 높이기도 했다. 옵텔라는 광소자, 광모듈 기술을 융합한 광학엔진 `레인보우`의 상표출원을 완료했다.

에너지 소비가 적고 가격은 저렴한 40G/100G 이더넷 광 트랜시버가 핵심기술이다.
에너지 소비가 적고 가격은 저렴한 40G/100G 이더넷 광 트랜시버가 핵심기술이다.

옵텔라 경쟁력은 타사 대비 절반가량의 가격과 소비 전력에서 찾을 수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활성화되면서 국내외 데이터센터 건립 움직임이 활발하다. 빠르고 촘촘한 광통신망 구축을 위한 광통신모듈이 각광받는 이유다.

이를 위해 옵텔라는 세계적인 정보기술(IT) 회사가 밀집해 있는 미국 새너제이에 현지 지사를 설립했다. 미국광통신기술콘퍼런스(OFC) 등 광통신 전시회 참석을 비롯해 분기별 해외 거점 방문 등 현지 트렌드와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광주과학기술원을 비롯해 우리로, 오이솔루션, 네온포토닉스, 코셋 등 지역 산·학·연과도 협업시스템을 구축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전에서 아예 광주로 옮겨 둥지를 틀었다. 글로벌 수준의 광 관련 네트워크가 구축된 첨단 산업단지에는 ETRI 호남권연구센터, 한국광기술원, 한국광산업진흥회 등 광 산업 관련 전문 연구기관이 집적돼 있다. 시험·인증·시험생산, 제품개발 등 비즈니스 환경이 우수하다.

이 대표는 “사업 초기부터 세계 최대 시장인 중국 및 북미 진출을 목표로 삼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실리콘밸리에도 법인을 설립했고, 나스닥 상장에도 도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표는 “ETRI에서 쌓아 온 기술과 광주 광 산업이 20여년 동안 구축한 인프라를 융합해 세계에서 통하는 특급 기술로 신시장을 만들어 가겠다”면서 “자율 및 창의 조직 문화 확산으로 시너지를 일궈 내겠다”며 의욕을 내비쳤다.

광주=서인주기자 si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