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는 3분기부터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중국 BOE, 차이나스타(CSOT), 티안마가 일제히 액정표시장치(LCD) 생산량을 확대한다. 여전히 LCD 공급과잉 우려가 있지만 상반기 발생한 대만 지진과 일부 패널 제조사의 생산문제로 전체 공급이 빠듯해져 큰 걱정은 없는 분위기다. 하반기 성수기와 올림픽 등으로 TV세트 수요가 늘어나면 전체 LCD 공급이 더 부족해질 수 있어서 패널 제조사가 오랜만에 숨통이 트인 모양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는 오는 3분기부터 각각 중국에 위치한 쑤저우·광저우 공장에서 생산량을 증설할 예정이다. 모두 아몰퍼스실리콘(a-Si) 기반 8세대 규격이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월 2만장, LG디스플레이는 월 2만5000장 규모 생산능력을 추가한다. 두 회사 모두 지난해 중국 생산법인을 중심으로 LCD 설비를 추가했다.
대형 기판 위주로 LCD 생산을 재편 중인 중국 제조사도 하반기 신규 물량 생산을 시작하는게 유력하다.
BOE는 충칭에 위치한 8세대 B8 라인에서 월 1만5000장 규모 가동을 시작한다. 차이나스타는 선전 T2 라인에서 월 3만장 규모를 새롭게 가동한다. 우한에 새로 마련한 LTPS 기반 6세대 LCD 라인 T3는 오는 4분기부터 첫 양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티안마는 샤먼에 있는 LTPS LCD 라인을 각각 3분기와 4분기에 걸쳐 가동에 돌입한다.

연간 세계 TV 수요 전망이 부정적이고 중국 업체가 LCD 물량을 증설하고 있지만 하반기 LCD 패널 시장 분위기는 비교적 긍정적이다. 상반기 대만 지진으로 이노룩스가 영향을 받으면서 39.5인치 수요가 40인치 초반대로 이동했고 삼성디스플레이가 공정 이슈로 LCD 공급이 줄어 전체 시장에서 공급 과잉 현상이 완화된 게 주효하다.
삼성디스플레이가 7세대 LCD를 생산하는 L7 라인 일부를 OLED로 전환하는 것도 하반기 전체 패널 시장 분위기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L7 라인에서 주로 40인치 패널을 생산하고 있어 물량 감소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40인치 패널은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하는 TV용 패널에서 약 40%를 차지한다.
일본 파나소닉이 10월부터 TV용 LCD 패널 생산을 중단하고 특수용도로 변경하는 것도 시장에 소폭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월 4만8000장 규모로 32인치와 55인치 TV용 패널을 생산해왔다. 파나소닉은 오는 2018년까지 생산량을 4분의 1로 줄일 방침이라고 발표했다.
업계에서는 50인치와 60인치급으로 대형 LCD 패널 중심이 이동하고 있고 TV세트 제조사가 대형 TV 중심으로 적극적인 프로모션을 하고 있어 하반기에도 패널 가격이 안정세를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류영호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TV 대형화 추세로 면적 수요가 증가하고 대형 패널 생산량이 증가해 올 하반기 출하면적이 37.4% 증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L7 라인에서 OLED 전환 비중이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 LCD 패널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달라질 것”이라며 “아직 중국 패널사가 생산하는 대형 패널 수율이 좋지 않아 당분간 공급 과잉이나 가격 하락 문제가 다시 발생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