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 입주 기업 직장인들이 교통과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것은 판교테크노밸리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인력과 기업이 몰린 것을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판교테크노밸리 종사자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7만2820명이다. 전년 대비 2243명(3.17%) 늘었다. 2012년 2만4000명에 그친 것과 비교하면 3년 새 3배가 늘어난 셈이다.
근로자 밀집도로 환산하면 1000㎡당 110.16명에 이른다. 경기도 내 주변 산업단지 대비 판교 근로자 밀집도가 훨씬 높다. 반월·시화산단이 1000㎡당 7.83명, 성남산단이 22.77명인 것에 비하면 각각 15배와 10배에 이른다. 특히 출퇴근대 교통 불만과 주차난이 극심하다.
통근 수단으로는 지하철, 버스, 셔틀버스 등이 52.6%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한꺼번에 사람이 몰리는 출근 시간대에는 지하철과 버스 정류장 주변은 혼잡을 빚을 수밖에 없다.
판교 직장인의 거주 지역이 인근 지역 성남과 떨어진 것도 대중교통 이용에 불편을 겪는 이유로 꼽힌다. 성남 거주자는 27.9%에 불과하다. 성남시 외 거주자가 72.1%이다 보니 직장과 주거 분리가 심해 주차장과 대중교통 부족, 주말 상가 공동화 현상이 발생할 소지가 높다.
승용차 이용 비중도 32.7%에 달해 확보된 주차면 2만2084면 대비 수치상으로만 1728면이 부족한 상태다. 외부 방문객의 승용차 이용과 지역 내 이동 등을 감안하면 주차장도 크게 부족하다.
인력 구성을 보면 여성은 21.9%를 차지한다. 연령대별로는 20~30대 비중이 72%를 차지했다. 특히 30대 비중은 52%로 가장 높았다.
식당과 의료시설 등 생활시설 부족도 불만 사항이다.
판교 입주 기업 가운데 22개 사업자가 사내 식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근로자 인원의 13%에 그친다. 육아·보육을 위한 어린이집은 8곳에 그쳐 젊은 층이 많은 점을 고려하면 보육시설이 턱없이 부족하다. 사업자별로 간단한 약품 판매나 1차 진료까지 가능한 의무시설을 갖춘 곳도 있지만 2, 3차 의료기관은 극히 적다.
경기도는 판교 직장인이 겪는 생활시설 불편과 교통 환경 개선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교통 대책으로는 내년 말 지역 내 지상을 달리는 트램 운영을 비롯해 추가 지하철 노선 연결, 버스 노선 확충 등을 성남시와 협의해서 내놓기로 했다. 또 20~30대가 근무지인 판교에서 살 수 있도록 300가구 물량의 행복주택을 스타트업캠퍼스 옆에 공급할 예정이다.
한정길 경기도 과학기술진흥과장은 “판교가 빠르게 외형 성장을 하면서 근무지 여건에 불편을 호소하는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경기도는 성남시와 협의해 생활·문화 여건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 성장기업부(판교)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