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티씨(대표 최호성) 중국 상하이 신규 박리액 공장 증설이 지연되고 있다. 공장 건설용 법인을 설립한지 1년 7개월이 지났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엘티씨는 공장 부지 사용권을 파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엘티씨 관계자는 “작년 8월 텐진항 폭발 사고를 계기로 중국 정부가 화학 공장 인·허가를 막았다”며 “여러가지 시나리오에 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는 일반적으로 사용권을 딴 국유토지에 공장을 짓는다.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8월 천진항 루이하이사 위험물 창고에서 난 폭발사고로 165명이 죽고, 8명이 실종됐다. 부상자는 798명이었다. 손실액은 68억위안(약 1조2000억원)으로 추산됐다. 사정당국은 루이하이사 관계자 13명, 행정감독 공무원 20명 등을 구속했다.
엘티씨는 2014년 9월 735만달러(약 85억원)를 출자해 엘티씨 상하이 법인을 세웠다. 공장 착공에 들어가면 중국 킴스코 그룹과 합자해 지분 49%를 가질 계획이었다. 아직 킴스코 자금이 들어오지 않아 현재 지분 100%다. 삼성디스플레이 쑤저우 LCD 라인, 현지 업체 등에 박리액 납품을 염두에 둔 구상이었다.
엘티씨는 삼성 디스플레이 LCD 라인에서 사용하는 박리액 대부분을 공급한다. 엘티씨가 세계 최초로 개발한 수계형 박리액은 구리와 알루미늄 배선에서 혼용 가능하다. LCD 배선을 알루미늄에서 구리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수요가 늘었다. 박리액은 반도체 공정에서 식각을 하고 남은 감광액을 제거하는 액체 화학물을 말한다.
솔브레인은 지난해 12월 충칭 공장을 완공해 가동 중이다. 텐진항 폭발사고가 나기 전인 지난해 상반기 착공했다. 공장 생산 규모는 식각액 연산 3만톤, 신글라스(Thin Glass)·ITO코팅 처리량 72만장이다. 신글라스는 유리를 식각해 얇게 만드는 공정을 말한다. 솔브레인은 충칭 공장 연 매출 기대치를 2억2000만위안(400억원)으로 잡았다.
효성은 저지앙성 취저우시에 특수가스 공장을 올해 초부터 짓고 있다. 2000억원을 투자해 삼불화질소(NF3) 연간 생산량을 2500톤 늘린다. NF3는 반도체 화학기상증착(CVD) 공정을 끝내고 챔버 내에 남은 잔류물을 제거하는 데 쓰는 특수가스다. 효성 관계자는 “착공은 텐진항 폭발사고 이후인 올해 했지만 설립 허가는 사고가 나기 전에 받았다”고 말했다.
화학 업계 관계자는 “텐진항 폭발사고 이후 정부 규제 강화가 피부로 느껴진다”며 “인·허가에 요구하는 서류량이 많아지고 공장 감찰 횟수도 늘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이 육성하는 디스플레이·반도체 산업에서 화학물은 필수기 때문에 상하이 같은 대도시를 제외한 지역에서의 인·허가가 아주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