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플레이 기판유리를 얇게 만드는 슬리밍 업계가 삼성디스플레이의 제품 전략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솔브레인, 지디, 켐트로닉스 등 삼성디스플레이 전담 주요 슬리밍 업체 매출은 최근 3년간 부침했다.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슬리밍이 단독 사업인 지디는 지난달 우량기업부에서 중견기업부를 거쳐 벤처기업부로 코스닥 부서가 변경됐다.
슬리밍은 디스플레이 패널 기판유리를 얇게 만드는 공정을 말한다. 식각액을 통한 화학반응을 이용해 유리 두께를 줄인다. 보안상 이유로 1개 슬리밍 업체는 1개 패널 제조사 슬리밍을 맡는다.
솔브레인은 2014년 신글라스·스크라이빙 사업에서 전년 2246억원 대비 반토막 난 1129억원 매출을 기록했다. 2015년 매출은 1290억원으로 소폭 회복했다. 2016년 1분기 매출액은 398억원이다.
신글라스(Thin Glass)는 유리를 얇게 만드는 슬리밍과 같은 말이다. 스크라이빙은 디스플레이 패널을 셀 사이즈에 맞게 절단하는 것을 가리킨다. 솔브레인이 슬리밍한 패널을 자회사인 솔브레인SLD가 자른다. 솔브레인 신글라스 사업부는 삼성디스플레이 소형 OLED 패널을 슬리밍한다.
슬리밍 매출은 기판 유리를 얇게 만드는 정도인 식각량에 따라 산정된다. 애초에 패널 제조사로 공급되는 기판유리가 점점 얇아지는 추세다.
솔브레인 관계자는 “예전 1T(1T=1㎜)로 들어오던 기판유리가 요즘은 0.5T 정도 두께로 들어온다”며 “1T로 들어온 유리를 0.5T로 가는 것과 0.5T 유리를 0.4T로 식각하는 것은 분명한 차이”라고 말했다.
솔브레인은 중국 충칭에 연간 72만장 처리 규모 슬리밍 공장을 지난해 말 완공했다. 공장 생산 규모는 식각액 연산 3만톤, 신글라스·ITO코팅 처리량 72만장이다. 아직 공급 계약은 맺지 못한 상태다.
지디는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LCD 패널을 슬리밍한다. 정전기를 막는 산화인듐(ITO) 코팅도 같이 한다. 지디는 지난해 68억원 영업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 영업손실액은 25억원이다. 2015년 매출은 485억원, 올해 1분기 매출은 106억원이다.
지디 실적은 최근 몇년간 크게 꺾였다. 2012년 매출은 853억원, 영업이익 338억원이었다. 영업이익률은 40%에 달했다. 2013년 매출은 전년보다 6% 성장한 902억원, 영업이익은 248억원이었다. 2014년 매출은 723억원으로 20%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0분의 1수준인 27억원으로 떨어졌다.
지디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 중소형 LCD 패널이 들어가는 태블릿PC 수요량이 감소했다”며 “커버글라스 식각, 사물인터넷 분야 센서 사업 등 신사업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LCD 패널은 애플 아이패드 제품군, 갤럭시 탭 등에 들어간다.
2013년 연 750만장(3세대 0.5T 기준)이던 생산능력을 2014년 1260만장으로 늘렸다. 생산능력을 배 가까이 늘렸지만 가동률은 절반으로 떨어졌다. 2012, 2013년 80%가 넘었던 가동률이 2014년 51%, 2015년 38%로 줄었다.
같은 기간 삼성디스플레이는 중소형 LCD 패널을 만들던 L4, L5라인을 정리했다. 업계 관계자는 “전담 고객사를 둔 단일 사업체 지디가 무리한 투자를 했다”고 했다.
LED용 PBA(Printed Board Assembly) 모듈 등 전자사업을 겸하는 켐트로닉스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 LCD 패널 모두 슬리밍한다. 3개 OLED 라인, 3개 LCD 라인을 운영하다 최근 LCD 라인 1개를 OLED라인으로 전환했다. 현재 OLED라인 4개, LCD 라인 2개를 가동 중이다.
지난해 OLED 슬리밍 라인 매출액은 327억원, LCD 라인은 218억원이다. 2015년 슬리밍 사업 매출은 545억원으로 전년 473억원보다 15% 늘었다. 매출 비중은 OLED가 60%, LCD는 40%다. 켐트로닉스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OLED 슬리밍 양이 늘었다”고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슬리밍 업체 3사 슬리밍사업 매출 추이>
이종준기자 1964winte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