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씨그널엔터테인먼트그룹이 영화 ‘배트맨’ 시리즈를 기획ㆍ제작한 프로듀서 마이클 유슬란고 함께 글로벌 시장을 향해 첫 걸음을 뗐다.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신반포로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시그널픽처스&유슬란엔터테인먼트 투자 조인식에는 씨그널엔터테인먼트 김정상 대표, 씨그널픽처스 김정아 대표, 유슬란엔터테인먼트의 마이클 유슬란(Michael Uslan)이 참여했다.
이날 김정상 대표는 “씨그널엔터테인먼트(이하 씨그널엔터)에서 진행하던 한중 사업을 씨그널픽쳐스라는 별도 법인으로 출범시켰다. 한중뿐만 아니라 동서양을 연결하기 위해 유슬란엔터테인먼트에도 투자를 결정했다. 이번 투자를 통해 한국, 미국, 중국을 연결하는 삼각 네트워크를 만들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정상 대표는 “한국의 제작 능력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서는 개별 프로듀서나 아티스트가 아닌 기업이 나서서 전문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씨그널픽처스에는 씨그널엔터의 영상부문 사장이자 과거 CJ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였던 김정아 대표와 한맥문화 대표이사인 김형준 대표이사가 함께 한다. 제작자 중 해외 네트워크를 폭넓게 알고 있는 인물이다”고 소개했다.
또한 그는 “그동안 효과적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고민해왔다. 할리우드의 힘을 보태면서 제작 능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미국의 유슬란엔터테인먼트에 투자해서 제작 네트워크를 구축하게 됐다. 대표인 마이클 유슬란은 ‘배트맨’ 시리즈를 제작한 인물이다. 코믹북 업계에서 정통한 인물이다. 마블과 DC코믹스가 현재 워너브러더스와 월트디즈니에 합병된 지금, 그 뒤를 이을 업계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정아 대표는 “CJ엔터테인먼트에 있을 때도 가장 많이 공을 들인 부분은 해외 시장이었다. 완성작을 수출하는 방법도 있지만 더 필요한 것은 우리의 제작 시스템을 직접 접목시키는 것이다. 그것이 한국 영화의 진정한 성장으로 봤고, 글로벌 시장에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적인 경계를 뛰어넘는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진정한 글로벌화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유슬란의 최대 주주로서 국경을 뛰어넘는 크리에이터의 교류이자 진정한 의미의 글로벌 콘텐츠를 탄생시키려고 한다. 최근 코믹북을 베이스로한 슈퍼히어로물이 전세계를 강타하고 있고 스크린뿐만 아니라 멀티플랫폼에서 활용되고 있다. 이 중심에 마이클 유슬란이 있다. 앞으로 시네마픽쳐스와 유슬란엔터테인먼트는 전세계가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 예정이다"라며 "유슬란은 한중미 합작에도 관심이 많고 글로벌한 정서의 애니메이션이나 동양의 슈퍼히어로를 탄생시킬 것이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그는 "씨그널픽쳐스는 20여 편의 한중합작 영화를 본격적으로 제작한다. 중추절 개봉을 앞두고 있는 김하늘-문메이슨 주연의 ‘메이킹 패밀리’라는 작품 등 한국에서 기획되는 한중 합작 영화가 할리우드의 터치를 더해 넓은 중국 시장에 펼쳐진다"고 설명했다.
유슬란 대표는 "오랫동안 할리우드에 있으면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알게 됐다. 영화를 제작하는데 그치지 않고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으로 프렌차이즈를 건설하려고 한다"며 "전세계뿐만 아니라 전 세대를 아우르고 싶다. 실패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토리와 캐릭터를 구축하는데 많은 시간을 소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어필할 수 있는 콘텐츠를 만들어서 잠자는 중국 시장을 깨우려고 한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하고 배급시장이 좋아져도 가장 중요한 것은 콘텐츠다"고 전했다.

이후 이들은 앞으로 할 중요한 프로젝트를 공개했다. 첫 번째 프로젝트는 애니메이션 ‘이스트 드래곤, 웨스트 드래곤(East Dragon, West Dragon)’다. 연출은 디즈니 ‘뮬란’을 감독한 토니 밴 크로프트 감독이 맡았다. ‘라이언킹’ ‘미녀와 야수’ 등 성공적인 작품을 만든 스태프들과 팀을 꾸렸다.
히어로뿐만 아니라 감동적인 인간 이야기도 담는다. 야구선수 루 게릭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더 럭키스트 맨(The Luckiest Man)’이다. 그는 양키스 출신으로 근 위축성 측색경화증을 앓다 사망했는데 이 병을 현재 ‘루 게릭’ 병이라고 부른다. 뉴욕 양키스 팀이나 스포츠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라 힘든 상황이 닥쳤을 때 인간의 의지력과 사투를 그린 이야기다.
조진모 감독의 작품으로 김하늘과 문메이슨이 모자로 출연하는 ‘메이킹 패밀리’는 미국 유학 시절 정자 기증을 통해 얻은 아들이 중국으로 아버지를 찾아떠나는 이야기다. 이승무 감독의 액션 영화인 ‘화이트 트라이앵글’, ‘적벽대전’ 프로듀서인 오상호 감독의 로맨틱 코미디 ‘천국 로맨스’와 현재 MBC 드라마로 방송 중인 웹툰 ‘운빨로맨스’도 영화화된다. C2M미디어와는 김상진 감독의 코미디 ‘대장부여 일어나라’, ‘자네 아내와 여행을 가고 싶네’를 함께한다. 웹툰 원작의 공포물 ‘네가 없는 세상’도 제작되며, 재난 영화인 ‘엘로우 서브마린’, SF인 ‘더 가든’도 만들어진다.
이주희 기자 leej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