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케어 패러다임은 전통적인 전염병 예방과 확산 방지 및 급성기 질환 치료 중심에서, 기술 혁신과 발전을 기반으로 질병 예방 및 일상생활 관리 등 개인맞춤형 정밀의료로 단계적으로 빠르게 진화하고 있습니다.
‘정밀의료’는 보건의료 혁신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로써, 최근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개념입니다.
◇ 4P 의료 구현 통한 정밀 의료
환자들은 모두 유전학적, 생물학적, 생화학적으로 다른 특성을 갖고 있습니다. 때문에 동일한 치료법이나 약, 음식에 대해서도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환자들 각각의 특성을 분석하고 차별화된 치료를 제공함으로써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작용은 최소화하는 것이 정밀 의료의 목적입니다.
의료업계 종사자들은 미래 의료는 '4P 의료'로 변할 것이라고 말합니다. 4P 의료는 ‘예측의료(Predictive Medicine)’, ‘맞춤의료(Personalized Medicine)’, ‘예방의료(Prventive Medicine)’, ‘참여의료(Participatory Medicine)’를 말합니다. 질병의 사전 예방 및 예측, 환자 개인에 대한 맞춤형 그리고 환자의 역할 확대를 통해 정밀의료가 이뤄지는 것입니다.
정밀 의료는 먼저 개별 환자의 특징과 상태를 분석하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환자에 대한 유전 정보를 포함한 종합적·입체적 데이터를 측정하고 통합해 환자의 의학적 상태를 확인합니다. 환자 상태를 실시간·지속적·정량적으로 파악해 질병의 발병·재발·악화를 사전 예측하고, 예방법을 모색합니다. 또, 일 년에 몇 번 병원을 방문해 검사를 받는 것이 아닌 환자의 참여로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
4P 의료를 통한 정밀의료를 목적이라고 보면, 디지털 기술이 정밀 의료 구현을 위한 수단으로 볼 수 있습니다.
◇ 디지털 기술 발전 통한 IT기업의 시장 주도
지난 3월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통해 디지털 기술의 혁신적 변화를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이 같은 디지털 기술 발전은 개인맞춤형 정밀의료로의 진화를 가속화시키고 있습니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폰, 클라우드 컴퓨팅, 3D 프린터 등 디지털 기술이 의료 분야에 빠르게 접목되고 있습니다.
기존 의료계·병원·제약회사·의료기기회사 등의 기여도가 낮은 것은 아니지만, 애플·구글·IBM·마이크로소프트·삼성·퀄컴·인텔·샤오미 등 IT기업들이 디지털 기술의 의료 분야 접목을 주도하고 있습니다. IT기업들은 2014년, 2015년에 의료·헬스케어 분야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습니다.
애플은 아이폰 기반 헬스케어 플랫폼 ‘헬스키트’, 임상 의료 연구 플랫폼 ‘리서치키트’, 애플 최초 스마트 워치 ‘애플워치’를 출시했습니다. 구글은 헬스케어 플랫폼 ‘구글 핏’을 발표하고, 혈당 측정용 스마트 콘택트렌즈 개발, 건강한 사람의 신체 상태를 규명하는 ‘베이스라인 스터디’, 암세포 조기 발견을 위한 나노 입자 개발 등을 진행했습니다. 또, IBM은 인공지능 왓슨을 기본으로 애플, 존슨앤존슨, 메드트로닉, 에픽 시스템즈 등 기업과 협력 및 인수를 통해 의료 분야를 활성화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이외에도 수많은 스타트업들이 혁신을 꾀하기 위해 많은 투자를 진행했습니다. 실리콘밸리의 디지털 헬스케어 전문 투자사인 락 헬스(Rock Health) 보고에 따르면 미국 디지털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 규모는 2014년 약 43억 달러였습니다. 이 수치는 2011~2013년 투자 규모를 합친 수치보다 많았습니다. 2015년에도 거의 동일한 43억 달러였습니다.
◇ 정밀의료 투자·지원 통한 보건 의료 혁신
미국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 2015년 연두교서에서 2016년 2.2억 달러(약 2천6백억원) 투자를 골자로 하는 정밀의료 구상(Precision Medicine Initiative)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영국은 2014년부터 영국인 10만명 유전체분석 프로젝트(Genomics England)에 3억 파운드(약 5140억원)를 투자하고 있습니다.
‘정밀의료’는 보건의료 혁신을 실현할 수 있는 기술로써, 주요 선진국들은 정밀의료 분야에 많은 연구비를 투자하거나 투자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보건복지부에서 지난 2016년 1월 ‘바이오헬스 7대 강국 도약’ 을 위한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이에 대한 세부 과제인 정밀의료 산업화 추진을 위해 ‘정밀의료 발전위원회’ 를 구성, 체계적, 효율적 ‘정밀의료 종합 발전계획’을 수립하기 위해 적극적 움직임을 개시했습니다.
업계 전문가들은 규모가 작은 국내 시장의 한계, 의료법 및 개인정보보호법 등 법·제도적 한계, 헬스케어 ICT 업계의 생태계 부재, 헬스케어 서비스의 공공재 성격에 따른 민·관 협업체계 부족이 산업 발전을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합니다. 법·제도 정비, 산업 생태계 조성, 헬스케어 전문인력 양성 및 관리가 실행되면 우리나라의 미래 먹거리 산업이 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김제이 기자(kimje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