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이 1조원까지 뛴 금호타이어 인수전이 내달 초 시작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금호그룹` 재건을 위해 마지막 단추인 금호타이어 인수가 절실한 상황이다. 하지만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를 위해 대출한 3500억원을 내년까지 갚아야하는 등 자금여력이 녹록치 않다. 게다가 독일 `콘티넨탈`, 미국 `미쉐린` 등 글로벌 타이어 업체들까지 인수전 참가 의사를 밝힌 상태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채권단은 오는 7월 중 금호타이어 매각공고를 낼 예정이다. 매각대상 지분은 우리은행 14.15%, 산업은행 13.51%, 국민연금 7.44%, 우리사주조합이 0.02% 등 채권단이 보유한 42.1%다. 채권단은 크레디트스위스(CS), 딜로이트안진, 법무법인 광장으로 자문단을 꾸리고 지난 3월부터 실사와 가치평가, 인수후보자 물색 등의 매각 타당성 검토를 해 왔다.
현재 금호타이어 채권단이 보유한 주식은 총 6636만9000주다. 지분가치는 17일 주식시장 종가(9700원) 기준 6438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박 회장이 `금호그룹` 재건을 수립할 당시보다 2500억원가량 뛰었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경영권 프리미엄을 더할 경우 채권단이 보유한 지분 매각가가 1조원 안팎에 형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박 회장이 금호그룹 재건을 완성하기 위해 금호타이어 인수가 꼭 필요하고 콘티넨탈, 미쉐린, 켐차이나(중국), 아폴로(인도) 등 글로벌 타이어 기업들이 금호타이어 인수의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채권단 관계자는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해 총력을 펼치겠지만, 최근 우선매수청구권에 대한 제3자 지정권을 사용할 수 없게 하면서 자금 확보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중국, 미국 등 해외 공장을 보유한 금호타이어에 대한 글로벌 기업의 인수의향이 계속 나타나고 있어 누가 인수할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가 힘들어진 이유는 채권단이 `제3자 지정권`을 쓰지 못하게 해서다. 제3자 지정권은 우선매수권을 제3자에게 양도할 수 있는 권한이다. 즉 기업인수 과정에서 이 권한으로 우군을 모집해 자금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 앞서 박 회장은 금호산업 인수 당시 이 권한을 활용해 7000억원이 넘는 인수자금을 조달했다.
박 회장이 현재 보유한 현금에 대해서는 시장에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박 회장 일가가 대주주로 있는 금호기업이 아시아나항공으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한 금호터미널 지분가치가 3000억원가량으로 평가받고 있다. 나머지 자금을 유치하기 위해서는 금융권 도움이 필요하지만, 지난해 금호산업 인수 당시 빌린 3500억원 만기가 내년이라 추가 대출도 힘들다.
시장에서는 박 회장과 친분이 두터운 일본 요코하마 타이어가 `백기사`로 나설 가능성도 높게 점치고 있다. 요코하마 타이어가 금호타이어를 인수해서 박 회장에게 되팔거나, 재무적투자자로 참여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호아시아나그룹 관계자는 “박 회장이 자금 충원을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지만 아직 명확하게 밝힐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