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을 꾸는 단계인 렘(REM:Rapid eye movement) 수면 동안 기억이 뇌에 저장된다는 사실이 실험으로 증명됐다. 최근 실험에 따르면 렘 수면은 일반적인 공간 기억 통합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캐나다 맥길대와 스위스 베른대 공동연구진은 이 같은 연구 결과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실험을 위해 광유전학(Optogenetics)을 이용했다. 쥐의 해마에 있는 세타 진동을 저해, 인지기억(object recognition memory)과 맥락적 공포기억(contextual fear memory)에 장애를 줬다. 해마는 깨어 있는 동안 기억 통합에 관여하는 뇌 기관이다.
이는 실험군 쥐가 렘 수면에 들어갔을 때 기억과 관련된 신경세포 기능을 정지시키는 실험이다. 그 결과 실험군 쥐는 전날 습득한 공간 기억을 성공적으로 떠올리지 못했다. 렘 수면 상태에서 신경세포 기능의 정지가 기억 손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렘 수면 이외의 시간에 같은 실험을 실시했을 때는 기억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연구진은 렘 수면 상태에서 신경세포 활동이 기억 통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고 유추했다. 같은 방법으로 기억을 방해해도 유독 렘 수면 상태에서 차이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렘 수면은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 수면 활동에 중요한 요소로 인식돼왔다. 특히 치매 환자는 렘 수면 장애를 자주 겪는다. 이 때문에 렘 수면 방해와 치매 환자이 기억 손상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는 설도 제기됐다.
과학자들은 그 동안 렘 수면이 기억의 통합에 직접 관여할 것이라고 생각해왔다. 하지만 전통적인 실험 방법으로는 렘 수면 동안 신경 활동을 분리하는 데 실패했다.
실뱅 윌리엄스 멕길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공간, 정서 기억이 다른 유형으로 저장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통합 과정은 불분명했다”며 “이번 실험으로 렘 수면이 정상 공간 기억 형성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처음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