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배우 A에 대해 주변 사람들은 칭찬한다. 공개된 자리에서 본 그는 늘 웃으며 주변에 다정다감했다. 그가 방송에서 누군가를 챙겨주면, 인터넷에는 칭찬 댓글이 주렁주렁 달렸다.
A의 매니저 B는 회사를 나오면서 A를 비난했다. 건방지고 가식적이며, 스태프와 있을 때는 안하무인이라고 말했다. 방송에서 보이는 모습은 거짓이라며 술잔을 비웠다. 후회하는 일 중 하나가 PD나 기자들에게 A를 칭찬하며 다닌 거란다.
화살은 기자와 PD을 향했다. A를 비롯해 연예인들을 너무 무분별하게 띄워준다는 것이다. 시청률도 중요하고 클릭수도 중요하지만, 인성을 봐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다소 억울했다. 인성 나쁜 연예인을 대중에게 선보이고, 그 과정에서 포장을 한 것은 기획사다. 포장 걷어내려면 "우리가 뭘 잘못했느냐, 인성이 뭔 문제냐 인기가 있지 않느냐"고 흥분한다. 돈줄이기 때문이다.
후배 C가 커피를 마시며 한탄한다. 요즘은 방송이든 노래든 영화든 다 좋게 기사를 써주는 게 흐름으로 자리 잡은 거 같다고 말한다. 조금만 비틀면 위에서 옆에서 난리치며 흔든단다. '대세' 'is 뭔들' '까방권' '좋지 아니한가' '대형' '차트 줄세우기' 등의 말을 넣어야 한다.
대중은 이미지가 가공돼 잘 만들어진 연예인을 원한다. 이 힘든 세상에 나를 웃겨주고, 꿈속에서 나의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되어주며, 현실에서 나에게 직접 도움을 준적은 없지만 존경하고 싶은 사람이 7인치 스마트폰이나 브라운관, 스크린에서 만들어지길 바란다. 자신이 좋아하는 연예인이 '까이는' 것은 용납이 안 된다. '그'의 진실은 궁금하지 않다. 듣지도 않는 CD를 사고, 연기 못하는 것은 알지만 영화 티켓을 사고, 시청률에 영향 없다는 것도 모른 채, '그'가 출연한 드라마의 시청률 올린다고 TV 앞에 앉아있다.
기획사는 대중이 원하는 존재를 만든다. 그래야 돈이 된다. 인성이 나쁘든, 행실이 안 좋든 대중이 좋아하면 그만이다. 연기 못해도 '짤방'으로 돌아다녀 인지도가 오른다. 발연기, 로봇연기도 장르라 생각한다. 희화화시키면 된다. 노래 못하면 적당한 캐릭터 만들어 예능에 내보낸다. 사고 쳐도 방송에서 동료 연예인이 "이제 뉘우쳤으니 대중들이 용서할거다"라는 말에 대중이 집단최면에 걸릴 것을 안다. 단, 나를 배신하지 않으면 된다.
물론 연예계 관계자 모두가 이런 행동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적지 않다는 것 역시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A는 여전히 브라운관에서 다정다감한 남자다. 방송은 그를 호감형 남자로 편집한다. 기자는 적당한 제목으로 그를 칭찬한다. 대중은 칭찬 댓글로 박수를 보낸다. A의 새로운 매니저는 열심히 A를 칭찬하고 돌아다닌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유명준 기자 neocross@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