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IST, 초고속 충전 가능한 리튬이온 배터리 소재 개발

강정구 KAIST 교수
강정구 KAIST 교수

2시간 정도 쓸 수 있는 휴대폰 배터리를 단 1분 만에 충전할 수 있는 음극 신소재가 개발됐다.

현재 양극 소재도 개발은 완료했으나, 관련 발표는 1개월 정도 걸릴 전망이다. 상용화 전망이 밝은 이유다.

KAIST는 강정구·김용훈 EEWS 대학원 교수 공동 연구팀이 초고속 충·방전이 가능하면서도 1만번 이상 작동하더라도 용량 손실이 없는 리튬이온 배터리 음극 소재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이 연구는 이규헌·이정우·최지일 연구원이 주도했다. 연구결과는 국제 과학 학술지 `어드밴스트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온라인판(5월 18일자)에 게재됐다.

연구진은 3차원 그물 형상의 그래핀과 6㎚ 크기 이산화티타늄 입자로 구성된 복합 구조체를 간편한 공정으로 이 신소재를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이규헌 연구원은 “탄소계열 물질 위주의 기존 전극이 갖고 있던 고출력 성능이 제한되는 문제를 개선한 것”이라며 “1분 이내에 130mAh/g 용량을 완전히 충·방전하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130mAh/g은 일반 휴대폰 2시간 내내 쓸수 있는 용량이다.

김용훈 KAIST교수
김용훈 KAIST교수

이 신소재는 또 용량 손실 없이 1만번 이상 작동 가능하다.

강정구 교수는 “현재 음극물질이 개발돼 있는데, 1개월 뒤 양극 신물질도 논문을 통해 공개할 예정”이라며 “향후 전기자동차, 휴대형 기기 등 높은 출력과 긴 수명을 요구하는 분야에 응용 가능하다”고 말했다.

현재 음극 배터리 물질로는 그래핀이 가장 많이 사용된다. 이 그래핀을 쉽게 만드는 방법은 용액 상에서 흑연을 분리시키는 방법인데 이 과정에서 결함도 나타나고 표면 불순물이 발생해 전기 전도성을 높이는 데 방해가 된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화학기상증착법을 이용, 3차원 그물 형상의 그래핀을 제조했다. 그 위에 메조 기공이 형성된 이산화티타늄 나노입자 박막을 입혀 복합 구조체를 구현했다.

최지일 연구원은 “크기가 작은 나노 입자를 사용하기 때문에 표면부터 중심까지의 거리가 짧다”며 “짧은 시간 내에 결정 전체에 리튬을 삽입할 수 있어 빠른 충·방전 속도에서도 효율적인 에너지 저장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는 미래창조과학부 글로벌프런티어사업, 한국연구재단 도약사업과 KISTI 슈퍼컴퓨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3차원 그물 형상의 그래핀위에 증착된 메조기공을 형성하는 이산화 티타늄 박막 복합구조. KAIST 연구진은 이 구조를 이용해 초고속 충방전이 가능한 배터리 음극소재를 개발했다.
3차원 그물 형상의 그래핀위에 증착된 메조기공을 형성하는 이산화 티타늄 박막 복합구조. KAIST 연구진은 이 구조를 이용해 초고속 충방전이 가능한 배터리 음극소재를 개발했다.

대전=박희범 과학기술 전문기자 hb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