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 재활용 전문 기업 새빗켐(대표 박민규)이 23년 동안 축적한 분리·정제 기술 기반으로 내년부터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에 본격 뛰어든다.
새빗켐은 1993년 폐수처리약품 생산을 시작으로 2004년 액상 폐기물, 2011년 고상 폐기물 재활용 사업을 순차로 이어 온 친환경 재활용 전문 기업이다.
내년에는 한국지질자원연구원(지자연)과 공동으로 개발한 혼합전지 재활용 기술 기반으로 이차전지 폐기물에서 자원을 분리하는 사업을 시작한다.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을 통해 새빗켐은 내년에 180억원 매출을 올린다는 전략이다.
2012년 매출 150억원을 달성한 뒤 신사업 부재와 재활용 시장 경기 침체로 매출이 지난 3년 동안 정체돼 있었다. 이차전지 사업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이 될지 관심이 쏠린다.
버려지는 제품에서 금이나 은, 니켈, 구리와 같은 돈이 되는 금속을 찾아내 재활용하는 것을 `도시광산`이라고 한다. 특히 폐가전에 들어 있는 부품의 양은 원석에서 분리하는 것보다 많아 분리정제기술만 있다면 `노다지`나 다름없다.
보통 원석 1톤에서 금, 은, 니켈 등을 4g 분리(4ppm)해 낼 수 있다면 폐가전에서는 30g을 분리(30ppm)할 수 있다. 도시광산으로 불리는 재활용 사업이 국내외 기업들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다.
새빗켐은 2004년부터 전자부품 제조사로부터 액상 폐기물을 공급받아 질산나트륨이나 인산과 같은 혼산을 분리해 재판매하는 사업을 시작했다.
분리 기술을 이용해 회수한 고순도 인산은 비료나 표면광택제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재활용된다. 국내는 물론 말레이시아, 필리핀 등에도 수출한다.
고상(고체) 폐기물로부터 금속을 회수하는 사업은 지난 2011년 시작했다. 고급 기술이 필요한 사업이기 때문에 부가가치도 높다. 현재 고상 폐기물에서 니켈과 구리 등을 분리할 수 있는 기술을 보유한 기업은 국내에 한두 곳밖에 없다.
내년에 선보일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은 지자연과 공동 개발했다. 다 쓴 이차전지에서 코발트, 니켈, 망간, 리튬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사업이다. 리튬은 특히 이차전지 핵심 원료로 최근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몸값이 급등세다.
이차전지에서 금속을 분리할 수 있는 생산설비는 이미 갖췄다. 지난해 환경부 실증화사업의 지원을 받아 20억원을 투입한 설비다. 이차전지 폐기물 처리에 대한 인허가 과정만 거치면 곧바로 재활용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
새빗켐은 지난해 매출 135억원 가운데 70%를 액상 폐기물 재활용사업에서 올리고 있다. 올해는 부가가치가 높은 고상 폐기물 사업 비중을 높여 매출 150억원을 달성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폐 이차전지 재활용사업을 통해 180억원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산업단지공단이 지원하는 사업도 새빗켐의 든든한 버팀목이 됐다. 2012년과 2013년에는 산단공 생태산업단지(EIP) 조성 사업으로부터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받았다. 올해는 산단공 대경권기업성장지원센터로부터 직원 교육, 마케팅, 생산성 향상 등에 대한 전문 컨설팅을 받을 계획이다.
박민규 사장은 “지난 4∼5년 지속된 경기 불황의 여파로 매출이 주춤했지만 현재 폐기물에서 자원을 회수해 재활용하는 국내외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액상과 고상폐기물뿐만 아니라 이차전지 재활용 사업에 이르는 다양한 솔루션으로 친환경 자원 회수 선두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김천=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