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도 반납... OLED 장비사 최대 수주에 `즐거운 비명`

21일 경기도 화성 산업용 로봇업체 티이에스의 장비 생산라인. 방진복을 입은 직원이 사람 키 두 배가 넘는 장비를 올려다보며 이것저것 체크한다. 주위엔 크고 작은 볼트와 너트가 정리돼 있다. 공장 내부에는 클린룸 설비가 가동되고 있지만 방진복을 입은 직원들의 이마에는 땀이 맺혔다.

한 직원은 “주 5일제이지만 토요일 근무를 한지 몇 주 됐다”면서 “업무가 늘어 납기일을 맞추려면 여름휴가 가기가 어렵다”며 땀을 훔쳤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한국과 중국에서 플렉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대규모 설비 투자가 잇따르면서 장비업계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주말을 반납하고 추가 공장을 짓는다. 여름휴가를 앞뒀지만 어느 해보다 바쁘다. 사상 최대 실적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이 몰려도 곳곳에서 활기가 넘친다.

디스플레이 장비 업계는 한국과 중국에서 OLED 설비 투자가 동시에 진행되자 수주가 급증했다. 중국 패널 제조사가 발주한 액정표시장치(LCD) 장비 물량까지 소화하려면 생산시설 증설도 필요하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레이저리프트오프(LLO) 장비와 레이저결정화(ELA) 장비를 공급하는 AP시스템은 294억원을 들여 장비 생산설비를 확충한다. 올 연말까지 새로운 설비를 들여 수주 물량에 대비한다. ELA와 LLO 장비가 플렉시블 OLED 전 공정 핵심 분야의 하나이고 장비제조에 시간이 걸리는 분야인 만큼 일찌감치 물량을 발주 받았다. 12월부터 정식 납품한다. 올해 사상 최대 매출은 예약해 놓은 상태다.

티이에스 직원들이 10세대 LCD용 진공 이송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전자신문DB)
티이에스 직원들이 10세대 LCD용 진공 이송로봇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전자신문DB)

디스플레이 장비 핵심 부분품인 진공 이송로봇을 공급하는 티이에스도 공장을 증설하고 있다. 로봇 분야 전문 인력 채용에도 나섰다. 티이에스는 최근 플렉시블 OLED용 진공 이송로봇을 개발하고 공급에 들어갔다. 중국 패널사를 타깃으로 10세대 이상급 LCD용 진공 이송로봇 공급을 타진하고 있다. 현재 생산설비 전체를 가동하고 있다. 공장 신설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원익IPS, 에스에프에이 등도 장비 납품을 앞두고 주말과 휴일에도 공장을 가동하고 있다. 원익IPS 관계자는 “납기일을 앞두고 주말과 휴일을 모두 반납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바쁘지만 회사가 성장할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은 뿌듯하다”고 말했다.

올해 대다수 디스플레이 장비 기업은 한국과 중국의 플렉시블 OLED, LCD 설비 투자에 힘입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OLED 생산라인의 대규모 투자는 내년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장비업계 관계자는 “OLED 빅사이클에 진입하면서 앞으로 2년 동안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행복한 시간이 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