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상용차(버스·트럭) 점유율 1위 중국 포톤(FOTON)이 우리나라 전기버스 시장에 진출한다. 중국에서만 전기버스 약 3만대(누적)를 보급한 데 이어 한국 수요처까지 확보했다. 비야디(BYD), 중퉁버스도 한국 진출을 선언했지만 인증 지연 등으로 출시가 늦어지는 가운데 포톤이 선착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포톤 한국 총판인 KC모터스는 포톤 주력 모델 `그린어스(Green Earth)`를 연내 한국 버스시장에 출시한다고 22일 밝혔다. 포톤과 KC모터스는 환경부의 전기버스 보급사업 기준과 상용 버스운행에 필요한 각종 인증 평가를 거친 후 연내 상용버스 노선에 10여대를 보급할 계획이다.
포톤은 차량 폭 등 우리나라 교통 환경에 맞춘 저상 전기버스 제작에 들어갔다. 최근 김포시 관계자와 김포 소재 선진운수 경영진이 포톤 중국 본사를 방문, 버스 제작 현장을 점검하고 출시 일정까지 조율했다. 선진운수는 김포시·환경부 전기버스 보급 사업에 참여, 전기버스 10여대를 운행할 계획이다.
포톤 그린 어스는 중국 기업이 최대 주주로 있는 미국 마이크로베스트 110㎾h급 리튬티타늄산화물(LTO) 이차전지를 탑재한 플러그인방식 전기버스다. 자체 테스트 결과 1회 충전 후 냉난방기기를 작동하면서도 80㎞를 주행한다. LTO 배터리를 탑재,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 전기버스와 비교해 충전 시간은 4분의 1인 15분 내 충전(급속)이 가능하다. 충·방전 수명도 세 배가량 뛰어나다. 경제성과 신속한 배차 운영이 요구되는 대도시 노선버스 운영에 유리할 전망이다.
차량 가격은 대당 3억5000만원 수준으로 한국산 전기버스와 비교해 30~40% 저렴하다. 포톤과 KC모터스는 선진운수 외에도 다수 버스사업자 요구에 따라 배터리 자동교환형이나 삼성SDI 등 한국산 배터리를 탑재한 모델을 내놓을 방침이다.
김형수 KC모터스 부사장은 “포톤은 세계 상용차 시장뿐만 아니라 10년 전부터 전기버스를 개발해 3만대 판매 실적을 보유한 검증된 기업”이라면서 “포톤 완성차 기술에다 한국 배터리 솔루션기술을 합쳐 플러그인 방식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기버스 모델로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톤은 지난해 중국에서 상용차 판매·생산 모두 1위를 차지했다. 미국 포드와 독일 다임러도 포톤 고객사다. 선진운수는 김포운수, 강화운수, 전북·전주고속 등 전국에 걸쳐 운행하고 있는 버스만 2500여대에 이르는 우리나라 2위 버스사업자다.
박태준 전기차/배터리 전문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