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바커(Wacker)가 약 200억원을 들여 한국에 실리콘 엘라스토머 공장을 증설한다. 새 공장은 바커코리아 기술연구소가 개발한 신제품을 주력으로 생산한다. 한국이 전기·전자용 실리콘 연구개발(R&D)은 물론 아시아의 중심 생산 거점으로 부상했다.
바커케미칼코리아(대표 조달호)는 충북 진천에 실리콘 실란트, 스페셜티 실리콘, 액상 실리콘 엘라스토머를 생산하는 신규 공장을 건설한다고 23일 밝혔다. 다음달 말 착공해 2018년 1분기에 본격 가동한다. 독일 본사가 1600만유로(약 200억원)를 초기 투자했다. 기존에 운영하던 진천 공장 설비도 새 공장으로 통합한다.
공장 증설은 아시아 건축, 전자, 자동차 산업에서 급증하는 실리콘 엘라스토머 수요 때문이다. 바커는 지난 2010년부터 진천 공장에서 실리콘 실란트, 전자·자동차용 스페셜티 실리콘을 생산해왔다. 공간 제약으로 기존 부지에서 생산 설비 확장이 불가능해 증설을 결정했다.
아우구스트스 빌렘스 바커그룹 회장은 “아시아에서 실란트와 LED 봉지재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어 진천 공장 증설을 결정했다”며 “아시아 지역 선두 실리콘 제조사 입지를 강화하고 성장하는 아시아 시장을 공략할 것”이라고 말했다.
바커의 공장 증설은 전기·전자 재료 분야 투자로는 두 번째다. 바커는 지난 2012년에도 판교에 `실리콘전기전자기술연구소(CoEE)`를 세웠다. 기존 공장은 건축용 실리콘 실란트를 주력으로 생산했다. 새 공장 증설로 한국은 건축용 자재는 물론 전기·전자용 실리콘 재료도 생산하게 됐다.
바커코리아 기술연구소는 LED용 고굴절 실리콘 인캡슐런트 소재 등을 개발했다. 한국 연구진이 주도적으로 개발해 세계 시장에 판매하는 제품이다. 새 공장이 가동되면 이 제품도 시생산 차원을 넘어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 새 공장은 LED 봉지재, 액상 실리콘 엘라스토머를 생산·포장하는 클린룸도 갖춘다.
로버트 그난 바커 실리콘 사업부 사장은 “판교 테크노밸리에 위치한 글로벌 실리콘전자재료기술연구소는 수 년 간 한국과 아시아 지역 전자산업용 제품을 성공적으로 개발했다”며 “이번 공장 증설로 고품질 제품을 수량과 품질 면에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송준영기자 songjy@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