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의 2분기 실적이 수출에 의해 뚜렷하게 엇갈린다. 개별 소비세 인하로 자동차 내수가 회복세로 돌아섰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이 부진한 현대차는 기대한 실적을 이루지 못했다. 반대로 수출이 늘어난 계열사는 실적 개선을 맛보고 있다. 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글로비스 등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기아차, 현대모비스, 현대제철, 현대글로비스 등 2분기 실적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FN가이드 시장 컨센서스(증권사 실적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현대자동차 2분기 실적을 매출액 24조3871억원, 영업이익 1조7398억원으로 예상됐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액은 6.86%가 늘고 영업이익은 0.63%가 줄어든 수치다. 영업이익률은 7.67%에서 7.63%로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수와 수출 부진으로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15.5%가 줄었던 지난 1분기보다는 개선된 실적이다. 다만, 신흥국 수출 부진이 이어져 2분기 실적도 전년 대비 악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반해 신차가 많았던 기아자동차 성적표는 낙관적이다. 매출 13조5154억원, 영업이익 7210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64%, 10.80% 늘어난 수치다. 3개월 전 예상치보다도 영업이익은 1.82% 늘어났다. 기아자동차는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신차 효과로 성장의 열매를 맺었다.
기아자동차는 K7·니로·모하비 등 신차 판매량이 늘었으며, 지난해 출시한 쏘렌토 등 RV 판매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해외 생산 분 판매가 큰 폭으로 증가해 글로벌 경기 악화 지속으로 인한 수출 부진에도 해외 매출이 늘고 있다. 지난 5월에는 멕시코 공장도 가동을 시작해 해외 생산량이 더욱 증가했다.

현대모비스 실적은 그룹 내 가장 두드러진다. 현대모비스는 2분기 매출액 9억5832억원, 영업이익 7821억원을 올린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전년 대비 매출은 8.87%, 영업이익은 12.63%나 늘어난 결과다.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2분기 7.89%에서 8.16%로 커졌다.
송선재 하나투자 팀장은 “주력 고객사인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출하, 특히 중국 출하가 지난 해 2분기에는 부진했으나 올 2분기는 신차와 기저 효과로 회복되면서 모듈조립과 핵심부품이 전년 대비 각각 9%와 11% 증가할 것”이라며 “친환경차와 자율주행차에 적용하는 각종 핵심 부품도 관련 산업 성장과 현대모비스 기술 내재화를 통해 높은 성장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현대글로비스 역시 전년 대비 실적이 껑충 뛰었다. 현대글로비스 추정 매출액은 3조9445억원, 영업이익은 1884억원이다. 매출은 6.57% 증가하고 영업이익은 무려 18.71% 늘 것이란 예상이다. 해외물류와 반제품(CKD) 부문 성장 덕으로 풀이된다.
현대로템도 수익이 개선되고 있다. 현대로템은 전년 대비 매출액이 17.18%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으나, 179억원 흑자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과 현대위아는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 현대제철 2분기 매출은 전년 대비 7.71% 늘어난 4조3020억원, 영업이익은 7.13% 감소한 4024억원으로 관측됐다. 현대위아 매출은 소폭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14%가량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위아는 지난 1분기에도 실적이 줄었다. 중국 시장 상황의 악화 때문이다. 2.0리터 엔진을 주력 생산하는 상황에서 중국 정부의 소형차 구매세 인하정책이 펼쳐지면서다.
<현대차그룹 2분기 실적(예상) 비교(단위 : 억원. 출처 : FN가이드)>
문보경 자동차 전문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