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박경엽 한국전기연구원장

박경엽 KERI 원장
박경엽 KERI 원장

“세계 최고 수준의 설비 구축과 운영으로 우리나라 중전기기산업 기술 개발과 수출 경쟁력 강화를 뒷받침하겠습니다.”

박경엽 한국전기연구원(KERI) 원장이 `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사업`은 KERI 단독으로는 어려운 대형 국책 사업이었다며 한 말이다.

박 원장은 “2008년 설비 증설 방안을 검토한 후 예산 지원을 중전기기협회인 한국전기산업진흥회와 공동 요청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예비타당성 조사와 경제성이 높다는 평가로 힘을 실어 줬고,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비 등 정부 차원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박 원장은 준공식 당일 산업부와 기재부, 국회 지식경제위와 예결위,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전기산업진흥회, KDI, 한국전력공사 등을 일일이 언급하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 사업 성공의 공로는 사업을 주도한 대전력증설사업본부 등 KERI 내부 임직원들에게 돌렸다.

박 원장은 이번 대전력시험설비 증설은 산업계에 직간접 혜택 외 국책사업의 투자 성공 측면에서 의미 있는 사례라고 강조했다. “증설한 시험설비로 연 200억원 이상의 시험료 예상 수입을 고려할 때 사업에 대한 단순 투자수익률은 12%에 이른다. 600여개 전력기기업체의 고용 창출, 창원국가산업단지 고도화 등 간접 효과도 크고 다양하다”고 부연했다.

박경엽 원장
박경엽 원장

KERI는 4000MVA 대전력시험설비 증설로 KEMA에 이어 세계 2위 수준의 시험설비를 갖추게 됐다. 하지만 세계 대전력 시험인증 시장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조선과 기계 등 유관 산업은 침체 상태고, 중전기기 시험 분야의 과잉 설비투자 양상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 원장은 “KEMA를 비롯해 일본과 중국 등에서 설비 증설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중국은 KERI가 보유한 8000MVA의 7배에 이르는 증설 계획을 내놨다. 러시아, 인도, 사우디, 터키, 브라질, 인도네시아, 베트남 등은 신규 설비 구축과 증설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5년, 10년 후의 상황은 누구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기획]박경엽 한국전기연구원장

이러한 국내외 현실과 미래를 고려할 때 국내 전력 분야 산·학·연·관의 협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박 원장은 “더 빨리, 더 정확하게, 더 저렴한 비용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KERI 시험성적서를 세계 최고의 브랜드로 만들어야 글로벌 전력 시험인증 시장에서 자리를 지킬 수 있다”면서 “산업계에 대한 기술 지속 지원과 함께 KERI의 국제 위상을 한층 높여서 오는 2025년까지 세계 1위 시험기관인 KEMA를 넘어 세계 최고의 전력시험 기관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