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의료기기시장 2020년 5500억불 전망…韓산업 기반 여전히 취약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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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의료기기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지만, 국내 의료기기 산업 기반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영세한 의료기기 업체들을 위한 맞춤형 수출 지원과 연구개발 협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의료기기 시장이 고속 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다.

의료기기 시장조사업체 글로벌데이터가 발간한 `의료기기 시장과 가치(Medical Equipment Market&Value)`에 따르면 세계 의료기기 시장은 2006년 2800억달러 규모에서 2020년까지 약 550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2013년 이후 기준 연평균 성장률은 5.7%에 달한다.

국내 의료기기 산업도 가파른 성장세에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지난해 국내 의료기기 생산 실적이 5조16억원으로 2014년 4조6048억원에 비해 8.6% 증가했다고 밝혔다. 2011년 이후 연평균 성장률은 10.4%로 고속 성장세를 보였다.

하지만 국내 의료기기 업체는 대부분 영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의료기기정보기술지원센터(MDITAC)에 따르면 2013년 기준 생산액 10억원 미만 기업이 전체 의료기기 업체의 81.05%를 차지했다.

허영 산업기술평가관리원 메디칼바이스 PD는 “국내 의료기기 산업은 아직까지 많은 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면서 “기술력과 전문 인력도 글로벌 기업과 비교할 때 부족한 것이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영세한 의료기기 업체에게 국가별로 차이가 큰 규격과 절차 등 해외 인허가 제도는 높은 무역장벽이다. 중소 의료기기 업체는 제도와 절차에 관한 정보 부족, 높은 허가 비용, 외국어 능력 부족 등으로 해외 수출을 포기하기 십상이다.

김은철 의료기기정보기술지원센터 연구원은 “유럽 CE마크 획득을 위한 컨설팅 비용은 평균 1억원 수준”이라며 “해외 의료기기를 위한 정보 구입비용도 2500만~3000만원대로 만만찮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의료기기 수출 지원을 위한 종합적인 맞춤형 전주기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산업부(코트라 무역관), 복지부(해외AS지원센터) 등 정부 수출 지원 프로그램은 있지만 최신 기술관련 전문적 지원체계와 네트워크는 부족한 실정이다.

병원과 의료기기 기업 간 수준 차이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허 PD는 “우리나라 병원은 글로벌 수준인데 제조사는 중소기업이다 보니, 의료기기 산업 생태계가 엇박자를 보이는 측면이 있다”며 “플랫폼 기반 연구개발 협력 등을 통해 병원과 의료기기 기업 간극을 메울 방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변상근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