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전업계 마케팅 금기어된 "항균""제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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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전업계에서 `항균`과 `제균` 기능을 앞세운 마케팅이 금기시 되고 있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 여파가 가전업계 공기청정기·에어컨 필터 유해물질 논란으로 이어지면서다.

일부 기업 제품의 필터 항균제에서 유해 물질이 검출된 이후 소비자가 가진 `항균제=유해물질`이라는 연상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다.

3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에어컨, 공기청정기, 에어워셔 등에 사용하는 필터에 대한 항균 기능과 제균 기능에 대한 마케팅을 축소하고 있다.

최근 공기청정기 필터에서 가습기 살균제에 들어갔던 클로로메틸이소티아졸리논(CMIT) 계열 성분인 OIT(옥타이리소시아콜론)가 일부 가전제품 기업의 공기청정기와 에어컨 필터에서 소량 검출됐다. 유해물질은 제품 안에 들어간 필터의 항균제에서 발견됐다.

필터의 항균제에서 유해물질이 검출됐다 보니 소비자 사이에서는 항균제와 제균제가 유해물질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가전업계에서는 불필요한 소비자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것을 경계한다. 홍보 홈페이지나 광고에 `항균`이나 `제균`이라는 단어를 풀어쓰거나 다른 용어로 설명하는 식이다.

한 가전기업의 공식 제품 소개 홈페이지에서 출시 당시 주요 홍보 기능 중 하나였던 제균 기능에 대한 설명이 삭제됐다. 제균이라는 표현을 `세균을 최대 99.9% 걸러준다`고 풀어 설명했다.

또 다른 가전 기업은 자사 제습기의 주요 기능 부품이었던 `항균탈취필터`에 대한 소개 내용을 자사 홈페이지에서 아예 삭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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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공기청정기 기업 관계자는 “유해물질 검출 여부를 떠나 최근 소비자 사이에서 항균제를 사용하는 제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커지고 우려가 깊다”며 “가전 마케팅 업계에서는 제품 소개나 홍보시 항균이나 제균과 같은 단어 자체를 사용하지 않는 게 낫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가습기 살균제 여파 이후 소비자로부터 항균제에 대해 예민한 반응이 나올 수 있어 당분간 가전업계 마케팅은 이 점에 아주 민감하다”고 전했다.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