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년 만에 엇갈린 자동차 내수 시장…“국산차 살린 신차, 수입차 죽인 디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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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상반기 자동차 내수시장에서 국산차가 SM6, 말리부 등 신차를 앞세워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둔 반면, 수입차는 7년 만에 판매량이 감소했다. 수입차 판매 감소 원인은 지난해부터 이어지는 `디젤게이트`와 올해부터 업무용 차량 규제 강화가 꼽힌다.

기아자동차 준대형 세단 2세대 `K7` (제공=기아자동차)
기아자동차 준대형 세단 2세대 `K7` (제공=기아자동차)

6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승용차 시장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10.9% 감소한 79만7511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국산 승용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한 68만762대로 사상 최대 판매량을 기록했다. 반면 올 상반기 수입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11만6749대를 기록했다.

르노삼성자동차 중형 세단 `SM6` (제공=르노삼성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 중형 세단 `SM6` (제공=르노삼성자동차)

올 상반기 국산차 성장은 다양한 신차가 출시된 덕분이다. 기아차는 올해 초 준대형 세단 `K7` 2세대 모델을 출시, 상반기에만 2만8890대를 판매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5%가량 성장한 것. 그 결과 기아차 세단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9.7%가량 증가했다. 전체 판매량 역시 24만4911대를 기록하며 현대차와 격차를 1만2000대 수준으로 좁혔다. 3월 출시된 르노삼성차 `SM6`와 쌍용차 `티볼리 에어`는 올 상반기에만 각각 2만7211대, 2만7969대 팔리며 각사 내수 판매의 50% 이상을 차지했다.

한국지엠 중형 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와 제임스 김 한국지엠 대표이사 (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 중형 세단 쉐보레 올뉴 말리부와 제임스 김 한국지엠 대표이사 (제공=한국지엠)

한국지엠은 신형 스파크와 신형 말리부 `쌍두마차`를 앞세워 8만1219대를 판매하며 사상 최대 상반기 판매실적을 올렸다. 시장점유율도 전년 동기 대비 1.2%포인트 증가한 10.2%를 기록했다. 스파크는 올 상반기에 4만776대 팔리며 경차 부문 1위에 전체 판매 4위에 올랐다. 말리부는 출시 두 달 만에 1만대 가량 판매됐고 누적 계약대수도 3만대 가량 돼 올 연말까지 5만대 이상 판매될 전망이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신형 말리부 출시 이후 부평2공장 가동률이 높아지면서 정상화가 빨리지고 있다”며 “이달 말리부 하이브리드까지 출시하면 기존 가솔린 터보 모델과 또 다른 상품성을 앞세워 하반기 성장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폭스바겐 로고
폭스바겐 로고

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은 각종 악재에 시달리며 7년 만에 감소세를 기록했다. 그간 수입차 성장을 주도해 온 △독일차 △디젤차 △2000㏄ 이하 차 △법인차 등이 무너진 탓이다. 특히 독일차는 메르세데스-벤츠(6.8%)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가 약세를 기록해 판매량이 전년 상반기 대비 9.2% 감소했다. 특히 `디젤게이트` 여파가 지속되면서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33.1% 판매량이 줄었다.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의혹을 받은 닛산 콤팩트 SUV `캐시카이` (제공=한국닛산)
배기가스 저감장치 조작 의혹을 받은 닛산 콤팩트 SUV `캐시카이` (제공=한국닛산)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이뤄온 디젤차량은 올 상반기 7만5676대 신규 등록되며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아우디폭스바겐에 이어 닛산 `캐시카이`까지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 조작 의혹이 불거지면서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2000㏄ 이하 차량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2% 줄어든 6만1460대에 그쳤다. 저배기량 인기 차종 대부분이 디젤 차량이기 때문이다.

포르쉐 스포츠카 `뉴 911 카레라S` (제공=포르쉐코리아)
포르쉐 스포츠카 `뉴 911 카레라S` (제공=포르쉐코리아)

올 상반기 법인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한 4만698대를 기록했다. 법인 수입차 등록이 크게 줄어든 것은 올해 초부터 시행된 `업무용 차량 경비 처리 관련 세법` 때문이다. 개정 세법에 따르면 올해부터 업무용 승용차 경비를 해마다 1000만원까지만 비과세 비용으로 인정해 주고, 감가상각비는 연간 800만원까지만 경비 처리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법인차 브랜드인 포르쉐는 올 상반기 판매량이 18.3% 감소했고 롤스로이스(-6.2%), 벤틀리(-27.8%) 등 럭셔리 브랜드도 판매량이 줄었다.

재규어 최초 SUV `F페이스` (제공=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재규어 최초 SUV `F페이스` (제공=재규어랜드로버코리아)

이에 따라 수입차 업계는 하반기 SUV 신차를 내세워 상반기 부진을 만회할 계획이다. 재규어는 자사 최초 SUV `F페이스`를 내달 선보인다. 다만 영국에서 물량이 약 9개월치 밀려있어 국내 고객들은 9~10월께 인도받을 전망이다. 마세라티 역시 오는 11월 최초 SUV `르반테`를 출시한다. F페이스와 르반테는 그간 랜드로버, 포르쉐 카이엔 등의 고객을 유치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는 디젤게이트 때문에 독일차를 중심으로 악재가 이어졌지만, 하반기에는 SUV 신차를 앞세워 반전이 있을 것”이라며 “올해 두 자릿수 성장을 목표로 세운 만큼 각사가 각종 프로모션과 신차판매에 주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공: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상용차 제외>


제공:한국자동차산업협회, 한국수입자동차협회, 상용차 제외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