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2.6% 감소한 11만6700여대를 기록했다. 아우디폭스바겐, 닛산 등 `디젤게이트`로 디젤차 판매량이 7% 이상 감소했고 업무용 차량 규제 강화에 따른 법인차 판매가 16%가량 줄어든 탓이다.
6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 상반기 수입차 신규등록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한 11만6749대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은 △독일차 △디젤차 △2000㏄ 이하 차 △법인차 등 성장동력이 모두 무너졌다. 특히 독일차는 메르세데스-벤츠(6.8%)를 제외한 모든 브랜드가 약세를 기록해 판매량이 전년 상반기 대비 9.2% 감소했다. 특히 `디젤게이트` 여파가 지속되면서 아우디와 폭스바겐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3%, 33.1% 판매량이 줄었다. BMW는 지난달 4820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1위에 올랐지만 상반기 전체 판매량은 4.3% 줄어들었다.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뤄온 디젤 차량은 올 상반기 7만5676대 신규 등록되며 전년 동기 대비 7.7% 감소했다. 아우디폭스바겐에 이어 닛산 `캐시카이`까지 배출가스재순환장치(EGR)가 흡기온도 35도에서 작동이 멈추도록 조작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디젤차량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또 환경부가 미세먼지 주요 원인으로 디젤 차량을 꼽은 것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그간 수입차 시장은 20~40대 젊은층 수요가 높아지면서 2000㏄ 이하 배기량 차량이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올 상반기에는 2000㏄ 이하 차량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2% 줄어든 6만1460대에 그쳤다. 저배기량 인기 차종 대부분이 디젤 차량이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법인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한 4만698대를 기록했다. 법인 수입차 등록이 크게 줄어든 것은 올해 초부터 시행된 `업무용 차량 경비 처리 관련 세법` 때문이다. 개정 세법에 따르면 올해부터 업무용 승용차 경비를 해마다 1000만원까지만 비과세 비용으로 인정해 주고 감가상각비는 연간 800만원까지만 경비 처리가 가능하다. 이에 따라 대표적인 법인차 브랜드인 포르쉐는 올 상반기 판매량이 18.3% 감소했고 롤스로이스(-6.2%), 벤틀리(-27.8%) 등 럭셔리 브랜드도 판매량이 줄었다.
다만 개별 모델 판매량에서는 여전히 `디젤 강세`가 이어졌다. 판매 상위 10위권에서 8대가 디젤 모델이었다. 올 상반기 수입차 시장에서 가장 두각을 보인 모델은 폭스바겐 SUV `티구안`(4164대)이었다. 폭스바겐 브랜드가 무이자 할부, 가격 할인 등 판매촉진을 펼친 결과다. 2위는 메르세데스-벤츠 `E220 블루텍`(3236대), 3위 폭스바겐 `골프 2.0TDI`(3061대), 4위 BMW `520d`(2987대) 등이 차지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인 렉서스 `ES300h`는 2631대 팔리며 6위를, 포드 가솔린 SUV `익스플로러 2.3`은 2276대로 8위를 각각 차지했다.
류종은 자동차 전문기자 rje312@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