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인도 영업조직 투 트랙으로 나눴다...제2 인구대국 공략 가속화

LG전자가 인도법인 영업조직을 개편해 인도시장 공세를 강화한다. 기존 통합관리와 달리 지역으로 조직을 나눈 `지역 맞춤형` 영업조직으로 변모한다. 성장하는 인도시장에서 주도권을 확실하게 잡겠다는 전략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이달부터 인도법인 영업조직을 북동부 지역과 남서부 지역 두 개로 나눠 운영한다. 인도는 지역에 따라 역사적, 정치적, 종교적 특성이 달라 한 곳에서 인도 전역을 관리하는 데 차별화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LG전자, 인도 영업조직 투 트랙으로 나눴다...제2 인구대국 공략 가속화

LG전자는 북동부 지역 뉴델리에 `인디아1` 영업본부를 두고 남서부 지역 벵갈루루 지역에 `인디아2` 본부를 둔다. 크로마에서 영입한 라울 타얄이 전략혁신장을 맡는 등 일부 인사이동도 진행했다.

업계는 LG전자 인도법인의 이번 변화를 지역특성에 맞는 마케팅으로 인도시장에서 확실한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 분석한다. 북동부 지역과 남서부 지역은 종교적인 큰 차이는 없지만 문화적 차이가 크다. 축제, 생활방식 등이 지역별로 크게 달라 영업과 마케팅을 일괄적으로 진행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다.

LG전자가 최근 인도 시장에 초음파로 모기를 쫓아내는 `모기 쫓는 TV(Mosquito Away TV)`를 출시했다. 모기가 유발하는 질병들에 대한 인도 사람들의 경각심이 높다는 점을 반영했다.
LG전자가 최근 인도 시장에 초음파로 모기를 쫓아내는 `모기 쫓는 TV(Mosquito Away TV)`를 출시했다. 모기가 유발하는 질병들에 대한 인도 사람들의 경각심이 높다는 점을 반영했다.

조직 이원화는 지역현안에 곧바로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결정권을 부여하기 때문에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도는 규모가 커서 삼성, LG뿐만 아니라 다양한 세계적 기업이 주목하고 있는 시장”이라며 “BMW를 비롯한 많은 기업이 지역 맞춤형 전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는 12억 인구를 가진 세계 제2 인구대국이다. 엄청난 소비 잠재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기 침체 속에서도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이다. 지난해 인도 국내총생산(GDP) 평균 성장률은 7.5%를 기록했다. 중국 성장률 6.9%를 0.6%포인트(P) 차로 따돌렸다. 지난 1분기에도 경제 성장률이 7.4%를 기록하며 세계 최고치를 달성하기도 했다. 소비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는 중산층 인구도 엄청나다. 약 1억8000만명으로 영국, 독일, 네덜란드 인구를 합친 규모다.

1997년 인도 시장에 진출한 LG전자는 공장을 세우는 등 현지화에 힘써왔다. 현재 뉴델리 인근 노이다에서 TV, 냉장고, 전자레인지, 세탁기, 에어컨을 생산하고 있으며 뭄바이 인근 푸네에서 휴대폰을 생산하고 있다.

LG전자, 인도 영업조직 투 트랙으로 나눴다...제2 인구대국 공략 가속화

연구소와 디자인 인력을 배치해 지역인이 무엇을 선호하는지도 꾸준히 연구해 왔다. 이미 몇해 전 초음파로 모기 쫓는 에어컨을 출시해 호응을 얻었다. 올해는 TV에도 초음파를 적용해 `모스키토 어웨이 TV`를 인도시장에 한정 출시했다. 댕기열, 말라리아 등 질병에 대한 경각심이 높다는것에 착안했다. 지난달 인도시장에 일반 오디오보다 100배 이상 출력을 높인 고출력 `엑스 붐` 오디오를 출시했다. 본래 남미시장을 공략하려 개발된 제품이지만 인도시장에 먼저 출시하며 시장가능성을 점쳤다.

LG전자는 인도시장에서 순항 중이다. 지난해 1분기 350억원의 순이익을 거둔데 이어 올해는 610억원이 넘는 이익을 거뒀다. 올 1분기 매출액은 6000억원을 넘어섰다.

LG전자 관계자는 “올 1분기는 전년 대비 매출액과 순이익 모두 증가 했다”며 “인도시장 확대를 위해 앞으로도 현지 맞춤형 제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영일기자 jung0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