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사업부가 20나노 이하 최첨단 공정 라인의 수율 개선을 위해 설비 일부를 개조하고 있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케미컬 흄 프리 프로세스`를 구축하고 있다.
반도체용 웨이퍼 가공은 덮고(증착), 찍고(노광), 깎고(식각), 씻는(세정) 과정의 연속이다. 20나노 미만 D램을 예로 들면, 이런 과정이 수백 번씩 반복된다. 웨이퍼를 공정 라인에 집어넣으면 마지막 가공까지 30~50일 정도가 걸리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구체적으로 이런 과정이다. 반도체 생산 라인에 깔려 있는 이송용 로봇은 웨이퍼가 담긴 풉(FOUP:Front Opening Unified Pod)을 각 공정 장비로 옮긴다. 로드포트모듈(LPM:Load Port Module)은 풉 도어를 연다. 이후 EFEM(Equipment Front End)을 거쳐 이송모듈(TM:Transfer Module)로 웨이퍼를 공정용 챔버(chamber)로 옮긴다. 챔버는 각 공정 장비마다 탑재돼 있는 웨이퍼 가공 공간이다. 웨이퍼가 삽입되면 챔버 속은 진공 상태가 된다. 그 속에서 각종 특수가스 재료를 활용해 박막을 씌우거나 패턴에 맞춰 박막을 깎아낸다. 공정을 마친 웨이퍼는 다시 EFEM을 거쳐 풉으로 들어가 다음 공정 장비로 이동된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했다. 한 차례씩 가공을 마친 웨이퍼가 모인 풉 속에서 매우 미세한 흄(Fume)으로 인해 간섭 현상이 생기는 것을 확인했다. 흄이란 가스 미립자를 의미한다. 과거에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회로 선폭이 20나노 밑으로 떨어지자 이런 미세한 영향도 웨이퍼 패턴 신뢰성에 영향을 미쳤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사실을 확인하곤 최근 각 장비별로 대기(大氣) 상태인 풉과 EFEM에 질소(N2)를 흘리고 순환시켜 마지막에는 정화 공간으로 배출하는 흄 퍼징(purging)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기존 장비를 개조하고 있는 것이다. N2를 풉과 EFEM에 순환시키면 흄으로 인한 패턴의 신뢰성 저하 현상도 없어진다. 이 같은 과정을 전문가들은 `케미컬 흄 프리 프로세스`라고 부른다.
삼성전자는 식각 장비에 우선적으로 이 프로세스를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식각은 증착 공정 후 웨이퍼 위로 얹어진 각종 박막을 화학적 반응으로 깎아내는 공정이다. 메탈 배선을 형성하기 위해 구멍(Hole)을 뚫거나 라인 패턴을 새길 때 식각 공정이 수행된다. 플루오린(불소) 계열 가스 재료를 활용한다. 삼성전자가 식각 장비 EFEM에 흄 퍼징 시스템을 우선 적용하는 이유는 식각을 마친 웨이퍼 간 간섭 현상이 가장 심했다는 이야기다. 이 작업은 공장 가동 상태에서 이뤄지고 있기에 완료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공정이 미세화되면서 과거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 문제가 되곤 한다”며 “이 프로세스가 모두 구축되면 삼성전자는 20나노 미만 초미세 반도체 공정에서 수율을 보다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주엽 반도체 전문기자 powerus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