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배구공을 제대로 만져본 적도 없는 팀원들이 대다수였던 우리동네 배구단이 KBS2 예능프로그램 ‘우리동네 예체능’ 역사상 최초로 전국대회 우승 트로피를 손에 넣었다.
지난 5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4개월간의 대장정에 마침표를 찍은 ‘우리동네 예체능’ 배구편은 단체 스포츠에서만 느낄 수 있는 짜릿함과 묵직한 감동을 보는 이들에게 선사했다.
배구편 초창기, 시합에 나설 때마다 연전연패를 거듭하던 우리동네 배구단은 혹독한 훈련과 끈끈하게 다졌던 팀워크, 김세진 감독의 맞춤형 지도 등을 통해 몇 달 사이 일취월장한 실력을 과시했다.
그 결과 우리동네 배구단은 지난 2013년 ‘우리동네 예체능’이 시작한 이후 어느 종목도 이루지 못했던 전국대회 우승이라는 업적을 남겼다. 시청자뿐만 아니라 팀원들과 제작진도 전혀 예상치 못한 결과라 더욱 놀라움을 자아낸다.
이들의 드라마는 전국대회 준결승부터 시작됐다. 예선 두 경기를 모두 승리하며 6강 본선에 오른 우리동네 배구단은 강호동이 운 좋게 부전승 제비를 뽑으면서 준결승에 직행했다.
우리동네 배구단은 준결승에서 상대팀에게 첫 세트를 내주고 벼랑 끝에 몰렸지만 집중력을 발휘해 2세트와 3세트를 연거푸 따내며 결승전에 도달했다.
기적적으로 결승전까지 진출했지만 연속 경기를 치르느라 멤버들의 체력은 고갈됐고, 에이스 학진은 극심한 어깨 통증을 호소할 정도로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1세트를 먼저 뺏기며 우승은 멀어지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승전이자 우리동네 배구단으로 뛰는 마지막 경기인 만큼 팀원들은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발휘했다. 이와 함께 오타니 료헤이와 구교익의 포지션을 바꾼 김세진 감독의 용병술도 효과를 나타냈다.
결국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우리동네 배구단은 준결승과 마찬가지로 2-1 역전승을 거두며 우승을 차지했다. 각자 바쁜 스케줄 속에서도 수개월동안 실제 배구선수처럼 맹훈련한 결실을 맺은 결과였다.
우리동네 배구단이 만든 기적은 ‘우리동네 예체능’ 김해룡 PD의 기획 의도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김 PD는 “배구를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선택한 이유는 팀워크를 제대로 보여줌으로써 인간 승리하는 장면을 스토리로 엮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배구편을 시작한 계기를 설명했다.
지난 3월초 배구편 시작 당시만 해도 대중의 기대치는 높지 않았다. 직전 종목이었던 유도편이 워낙 많은 이슈를 만들어냈던 데다 배구선수 출신인 학진과 오타니 료헤이를 제외한 출연진들이 배구에 적응하는 과정은 그리 흥미를 유발하지 못했다.
특히 뚜렷한 스타가 없던 점도 초반 관심이 덜했던 이유였다. 여러 작품에서 좋은 연기를 선보이고 있는 배우 오만석, 조동혁, 이재윤과 유도편에서 인상 깊은 활약을 펼쳤던 그룹 매드타운 멤버 조타 등이 있었지만 시청자들을 TV 앞에 붙잡아 둘만한 스타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그러나 스타의 부재는 배구단 멤버들을 똘똘 뭉치게 만든 계기였다. 팀원들은 모두 각자 맡은 위치에서 묵묵히 최선을 다했고, 서로 격려하며 하나의 팀을 만들었다.
오히려 인지도가 낮았던 신인들이 스타로 발돋움했다. 팀의 주포로 활약한 학진은 선수 출신다운 압도적인 실력과 훈훈한 비주얼로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중간 합류한 구교익 또한 ‘우리동네 예체능’을 통해 이름을 알릴 수 있었다.
학진은 “제가 아직 신인이지만 ‘우리동네 예체능’ 덕분에 정말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며 “제 존재를 많은 사람들이 알게 돼 기쁘고 감사하다”고 출연 소감을 전했다.
대중의 호평에 비해 낮은 시청률은 옥에 티였다. 지난 6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우리동네 예체능’ 배구편 마지막 회 시청률은 3.7%로 동시간대 최하위였다.
특히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과 종합편성채널 JTBC ‘투유프로젝트-슈가맨’보다도 시청률이 낮아 아쉬움을 남겼다.
그럼에도 시청률과 상관없이 우리동네 배구단이 보여준 기적은 ‘우리동네 예체능’에서 앞으로도 계속 회자될만한 역대급 엔딩으로 남을 전망이다.
‘우리동네 예체능’ 배구편 후속 종목은 리우올림픽 특집으로 꾸며져 배드민턴편이 12일과 19일 방송될 예정이다.
전자신문 엔터온뉴스 최민영 기자 meanzerochoi@enteron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