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LCD 생산 감축...세계 TV 시장 공급망 대변화 예고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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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 제조사가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수급에 비상이 걸렸다. 삼성디스플레이와 파나소닉이 일부 모델의 생산 중단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중국을 중심으로 대형 TV 수요가 몰리면서 대형 패널 가격 인상 가능성도 커졌다. 중국 TV 제조사는 55인치 이상 초고화질(UHD) LCD TV 시장 공략을 강화하면서 오히려 한국산 패널 수요를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가 TV 세트 제조사에 올해 말 40인치 LCD 패널 공급을 중단할 것을 통보했다. 파나소닉은 오는 9월 말 일본 히메지 공장에서 생산해 온 32인치와 55인치 TV용 LCD 패널 공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그동안 두 회사 패널을 공급받아 온 TV 제조사는 새로운 공급망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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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디스플레이 40인치 공급 중단에 영향을 받는 곳은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다. 대만과 중국으로 꾸준히 공급망을 다변화했지만 삼성디스플레이 비중이 상당하기 때문에 40인치 LCD 물량 확보에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김현석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40인치 LCD 패널 생산 감소뿐만 아니라 대형 TV의 세계 수요가 커지는 만큼 43인치나 그 이상 크기의 TV 비중을 늘리는 등 여러 방안을 종합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미 삼성디스플레이 패널 구매 비중을 줄이고 대만과 중국 패널 비중을 높였다. TV 시장이 이렇다 할 성장 기회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이익률을 높이려면 비슷한 성능의 더 저렴한 패널을 찾아야 하기 때문이다.

일본 TV 제조사도 패널 공급망 변화가 불가피하다. 파나소닉이 히메지 공장 가동 중단을 앞둔 데다 샤프가 대만 폭스콘에 인수됐기 때문이다. 한국과 대만 패널 비중을 높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의 경우 삼성디스플레이 LCD 공급이 줄어 LG디스플레이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세계 TV 평균 크기가 지난해 37.1인치에서 올해 40.8인치, 2019년 42.3인치로 커지는 것도 TV 세트사 공급망 변화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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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TV업체는 55인치, 65인치 UHD TV 생산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 BOE, 차이나스타 등 중국 패널 제조사가 대형 LCD 패널을 양산하지만 주로 중소형 패널 위주로 생산해 온 탓에 수율과 품질이 한국, 대만 패널에 미치지 못한다. 가격이 비싸도 자국 패널보다 품질이 좋은 한국, 대만 패널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

IHS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분기의 55인치 이상 대형 TV 출하량이 38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80% 성장했다. 새로운 TV 브랜드들이 가격 인하 정책을 적극 펼치면서 대형 TV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는 세계 시장 성장세의 갑절 수준이다.

박진한 IHS 이사는 “당초 올해 세계 TV 평균 크기를 41인치 수준으로 전망했지만 55인치 이상 TV용 패널 시장이 빠르게 커지고 있어 TV 평균 크기가 42인치, 43인치까지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