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상범 LG디스플레이 부회장이 액정표시장치(LCD)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의지를 표명했다. 차세대 성장동력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사업은 2020년까지 점진적으로 확대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삼성디스플레이가 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무게중심을 빠르게 옮기는 것과 다른 행보여서 주목된다.
한 부회장은 지난 12일 경기도 파주 본사에서 개최한 최고경영자(CEO) 초청 간담회에서 “당분간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포기할 생각은 없다”며 “LCD 경쟁력을 높여 수익을 극대화하고 미래 OLED를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전략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경쟁사인 삼성디스플레이가 LCD 패널 생산량을 일부 감축한 데 이어 LCD 사업 축소·개편 움직임을 보이는 것과 대조를 이루는 전략이다.
LG디스플레이가 미래 동력으로 투자하는 OLED TV는 아직 전체 매출 10%가 채 안 된다. 수율이 좋아졌고 프리미엄 시장에서 OLED TV 입지가 커지면서 공급량도 늘었지만 아직 영업이익 흑자를 내지 못했다. 업계에서는 오는 2018년부터 LG디스플레이 OLED TV 패널 사업이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한다.
한 부회장은 LCD 사업에 대한 깊은 고민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그는 “중국이 초대형 LCD 투자를 하고 있어 앞으로 경쟁은 더 치열해질 것”이라며 “LG디스플레이가 10.5세대 투자를 지금이라도 해야 하는 것인지 아직까지 고민이 많다”고 말했다.
또 “LCD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이익률이 나빠졌지만 LG디스플레이 기술력은 아직까지 세계적인 수준이고 수익성도 더 좋기 때문에 경쟁에서 이길 실력과 자신이 있다”며 “LCD 경쟁력을 더 높이기 위해 치열하게 연구 개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오는 2020년까지 OLED와 LCD 사업 비중이 균형을 이룰 만큼 OLED 사업이 더 성장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형 TV 시장을 더 키우는 것은 물론 스마트폰, 자동차 등 중소형 플라스틱(플렉시블) OLED 시장으로 영역을 확대할 방침이다.
한 부회장은 “새로 건설 중인 `P10` 공장에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생산할지 확정하지 않았지만 큰 틀에서 OLED TV와 플라스틱 OLED를 위한 투자”라며 “플라스틱 OLED는 투자비가 상당하므로 고객사 포트폴리오와 시장성을 분석해 단계적으로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 성장동력=OLED`라는 확고한 방침도 재차 강조했다.
한 부회장은 “아무리 힘들어도 OLED로 시장 판도를 바꾸자는 게 LG디스플레이 방향”이라며 “오는 2018년까지 3년간 OLED TV와 플라스틱 OLED를 성장동력의 큰 두 축이 되도록 기반을 마련하고 이를 신사업과 결합해 미래 성장 방향을 정하는 기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배옥진 디스플레이 전문기자 withok@etnews.com